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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0 (목)

이슈 무병장수 꿈꾸는 백세시대 건강 관리법

겨울철 심해지는 치질, 남몰래 앓지 말고 '이거' 해보세요 [건강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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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항문 건강 지키기

겨울철에는 치질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아진다. 추운 날씨로 둔해진 혈액순환, 송년회·신년 모임으로 인한 잦은 음주 등의 영향이다. 스키와 스노보드 등을 타며 구부린 자세를 오래 유지하거나 찬 눈밭 위에 장시간 앉아 있는 것도 항문에 자극을 준다. 그러나 제때 진료를 받는 이들은 드물다. 부위 특성상 대개는 병을 감추고 치료에도 소극적이다. 결국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을 정도로 병을 키우고 나서야 뒤늦게 병원 문을 두드린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치질, 어떻게 예방하고 치료하면 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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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질은 항문에 생기는 질환을 통칭하는 말이다. 크게 ▶항문 출혈과 내부 덩어리가 나오는 ‘치핵’ ▶항문이 찢어지는 ‘치열’ ▶항문 주변 농양이 곪았다가 터지는 ‘치루’ 등으로 나뉜다. 이 중 가장 발병률이 높은 건 치핵이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치질은 치핵을 일컫는 경우가 많다. 항문은 큰 혈관 덩어리 3개와 작은 혈관 덩어리들로 이뤄졌는데, 치핵일 때는 이 혈관 덩어리가 부풀어 오르면서 항문 밖으로 밀려 나온다.

치핵은 주로 항문 혈관을 확장하는 자세나 생활 습관 등으로 야기된다. 배변 시 과도하게 힘을 주거나 오랜 시간 변기에 앉아 있는 행동 등이다. 지나친 음주도 혈관을 확장해 치핵을 유발하거나 악화할 수 있다. 치핵이 생기면 배변 시 휴지에 피가 묻거나 핏방울이 떨어져 변기의 물색이 붉게 물들 수 있다.

치질의 또 다른 종류인 치열은 대부분 딱딱한 변을 배출할 때 항문관이 손상을 받아 찢어지면서 생긴다. 치핵과 마찬가지로 항문 출혈이 발생하고 배변 시 찌르는 듯한 통증을 겪는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외과 이유진 교수는 “통증은 변을 다 본 후에도 10~20분 넘게 지속할 수 있다”고 했다. 보통 치열은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 많이 나타난다.

치루는 외상, 치열, 결핵, 염증성 장 질환 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 치루에 걸리면 고름 같은 분비물이 속옷에 묻어 나오는가 하면 항문 주위의 통증, 불편감 등을 느끼게 된다.



가장 흔한 치핵, 증상별 치료법 달라



치질에 걸렸다고 해서 무조건 수술을 하는 건 아니다. 초기에는 약물치료나 좌욕 등의 관리를 통해 증상을 개선할 수도 있다. 치질 중에서도 가장 흔한 치핵은 증상에 따라 1~4기로 나뉘는데, 단계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진다. 1~2기는 비교적 증상이 가볍다. 배변 시 출혈이 동반되거나 덩어리가 항문 밖으로 나왔다가 저절로 들어가는 정도다. 3기부터는 배변 후 밖으로 나온 덩어리를 직접 손으로 밀어 넣어야 하는 등 불편함이 가중된다. 의정부 을지대병원 대장항문외과 권윤혜 교수는 “치핵 1기와 2기일 때는 좌욕이나 의약품 같은 보존적 치료로 증상이 호전되기도 하지만, 3기 이상이라면 수술을 통해서만 치료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치열의 경우 증상이 2개월 이상 지속하고 피부 조직까지 변성되는 등 만성일 때 수술을 고려한다. 치루는 수술이 최선의 치료 방법이다. 권 교수는 “치루를 오래 두면 치료하기가 어려워지고 드물기는 하지만 치루암으로도 발전할 수 있어 조기에 치료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루 2회 ‘온수 좌욕’ 치질 예방 도움



치질의 원인은 대부분 생활 습관과 관련 깊다. 질환을 예방하려면 일상 속 습관을 돌아보고 유발 요인을 없애는 게 바람직하다. 먼저 스마트폰이나 신문을 보며 변기에 오래 앉아 있는 습관은 삼가고 배변 시간을 5분 이내로 제한한다. 배변 시간이 길어지면 항문 쪽 혈관의 압력이 올라가 울혈(몸속 장기나 조직에 피가 모인 상태)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충분한 수분과 섬유질 섭취도 치질 예방에 도움된다. 섬유질을 섭취하지 않으면 대변의 양이 줄어들고 변을 볼 때 적은 양을 밀어내기 위해 더욱 많은 복압이 발생한다. 이는 만성적인 설사와 변비의 원인이 돼 치질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평상시 과일과 야채, 해조류 등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도록 한다.

좌욕도 치질 예방과 증상 완화에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 좌욕 방법은 간단하다. 약 40도의 온수를 대야 등에 받아 놓고 엉덩이를 담그면 된다. 하루 2회, 최소 3분 이상 매일 좌욕을 하면 항문 주변의 울혈을 풀어주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 좌욕 후에는 부드러운 수건으로 항문 주위의 물기를 깨끗하게 닦은 뒤 건조한다.

하 지수 기자 ha.ji 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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