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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4 (토)

[사설] “김정은과 좋은 관계” 공언한 트럼프 복귀 리스크 대비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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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에 출마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유세에서 “김정은은 나를 좋아한다. (내가 대통령이었던) 4년간 북한과 아무 문제도 없었다”고 말했다. “핵무기와 다른 많은 것들을 보유한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은 좋은 것”이라고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에도 “중국 시진핑 주석과 김정은 위원장을 알게 되고 북한과 잘 지내서 핵전쟁을 막았다”며 “김정은과 두 번 만나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좋은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트럼프의 근거 없거나 과장된 화법은 익히 알려진 것이지만 트럼프 임기 4년은 그의 말대로 ‘아무 문제가 없었던 것’이 아니라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 고도화되고 한미동맹은 흔들린 최악의 시기 중 하나였다. 참모들 증언에 따르면 트럼프는 주한미군을 철수하고 싶어 안달이 난 사람이었다. 이런 그가 대선에 승리하면 김정은과의 이벤트를 재개하고 한미동맹을 경시할 가능성이 높다. 한미 경제 관계도 뒤집을 수 있다.

그는 지금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양자 대결에서도 앞서는 여론조사가 많다. 내년 11월 대선에서 이겨 대통령에 복귀한다면 한반도 안보와 경제에 어떤 격랑이 몰아닥칠지 예상하기 힘들다.

그는 재임 때 방위비 분담금 5배 인상을 요구하며 주한미군 완전 철수를 검토했다. 국무장관이 “두 번째 임기 우선순위로 하자”고 해 이를 겨우 막았다고 한다. 한미동맹이 무너질 수도 있는 순간이었다. 트럼프는 주한미군 가족들에게 대피령을 내리려 했고, 사드 철수도 고려했다. 그는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철강 관세 부과 등 경제 압력도 전방위로 가했다. 그가 돌아온다면 한국을 향해 또다시 ‘안보·경제 무임승차론’을 제기하며 압박 수위를 높일 것이다. 더구나 한 차례 집권 경험까지 있어 더 ‘효과적’으로 우리를 압박할 수 있다.

한미는 워싱턴 선언 등을 통해 정권 교체와 무관하게 역내 군사·경제 위협에 공동 대응해 핵협의그룹을 내실화하고 한·미·일 3각 협력 체제를 정례화·제도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이런 기존 합의를 전혀 중시하지 않는다. 어떤 약속도 헌신짝처럼 내버릴 수 있다.

트럼프가 주한미군 철수, 핵우산 제공 거부 등 한미동맹을 뿌리째 흔들 것에 대비해 우리 자체 핵무장 등 북핵 억제 방안 등을 미리 검토하고 준비할 필요가 있다. 트럼프는 ‘한국과 일본이 핵무장하고 미군은 철수하자’는 식의 말을 여러 차례 했다. 지금부터라도 트럼프 2기 주요 인물들과의 대화를 넓혀 나가 어떤 경우든 무방비로 당하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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