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및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이태경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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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와 검찰은 이날 오후 1시 10분부터 오후 4시까지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사건’을 두고 3시간 가까이 공방을 벌였다고 한다. 재판부는 오후 4시 15분까지 휴정한 뒤 ‘검사 사칭 관련 위증 교사 사건’과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해 심문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경기도지사였던 2019∼2020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공모해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자신의 방북 비용 등으로 총 800만 달러를 북한에 대납하도록 한 혐의(제3자 뇌물 및 외국환거래법 위반)를 받는다. 검찰은 이 대표의 구속영장 청구서에서 이 사건을 ‘사익 추구를 위해 경기지사 지위를 남용한 부패 비리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검찰은 대북 송금 사건에 연루돼 있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에게 보고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계속해서 번복한 이유가 이 대표 측이 이 전 부지사를 회유·압박하려는 ‘사법 방해’ 시도 때문이라는 점 등을 설명하며 구속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영장심사 법정에서 민주당 인사가 구치소에 수감 중인 이 전 부지사를 접견해 회유를 시도하는 내용 등이 담긴 접견 기록도 공개했다고 한다.
이 대표 변호인들은 ‘쌍방울이 북한에 지급한 800만 달러는 경기도와 무관하며 독자적으로 대북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지급한 비용’ ‘이 대표는 이화영 전 부지사로부터 대북 사업 추진 과정에 대한 보고를 받지 못했다’는 등의 취지로 변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심사 과정에서 재판부가 궁금한 점에 대해 물으면 직접 답변하는 등 변론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한다. 이 대표 측 변호인은 “재판부가 궁금해하는 부분에 대해서 일부 이 대표가 직접 답변하기도 했다”며 “컨디션은 여전히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백현동 개발 특혜 및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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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3분쯤 서울중앙지법 서관에 도착해 지팡이를 짚으며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은 채 법정에 들어섰다. 재판부는 오전 심사에서 ‘백현동 아파트 특혜 개발 사건’에 대해 심문한 뒤 낮 12시 40분쯤부터 점심 식사 등을 위해 30분간 휴정했다. 단식 등으로 건강이 좋지 않은 이 대표는 법정 안에 마련된 피의자 대기실에서 미리 준비해 온 미음을 먹었다고 한다.
이 대표는 법원의 영장심사가 끝나면 결과가 나올 때까지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대기할 것으로 전해졌다. 심사 결과는 이르면 26일 밤이나 27일 새벽 나올 전망이다. 역대 최장 기록인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당시 영장심사를 받았던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10시간 6분을 넘어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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