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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목)

세계 최대 러 천연가스사 가즈프롬 첫 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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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량 3분1로, 생산량도 역대 최소 수준 추락

유럽시장 이탈 치명적

세계 최대 천연가스 회사인 러시아 가즈프롬이 지난해 국제회계기준(IFRS) 6290억 루블(10조 7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1999년 이후 25년 만에 첫 적자를 기록했다.

조선일보

러시아와 중국을 잇는 천연가스관 '시베리아의 힘'. 2019년말 개통했다. /가즈프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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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코우타임스는 1일(현지시각) “가즈프롬의 해외 수출량이 690억㎥에 불과해 1985년 이후 최소치였으며, 2022년 수출량은 전년 대비 3분의 1로 감소했고, 우크라이나 전쟁 전 수준과 비교하면 3배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가즈프롬의 지난해 실적을 보면 유럽 가스 공급은 1970년대 후반 수준인 280억㎥로 급감했다. 생산량도 4040억㎥로 감소해 창립 이래 34년 만에 최소 수준으로 나타났다. 2022년 1조2300억 루블에 이르는 순수익과 대비되는 수치다.

가즈프롬의 러시아를 제외한 가스 판매 수익은 2022년 7조3000억 루블에서 지난해 2조9000억 루블로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EU에 따르면 유럽의 가스 수입에서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40%에서 2023년 8%까지 추락했다. 가즈프롬으로선 유럽 시장을 잃은 것이 치명적이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가즈프롬은 여러 유럽 국가로 파이프라인을 통해 가스를 계속 운송하고 있지만, 지난해 유럽으로 향하는 가스관의 물동량은 1970년대 초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2002년 2월 전쟁 이후 EU(유럽연합)의 대(對) 러시아 에너지 금수 조처로 유럽 시장을 잃었다. 러시아는 유럽 대신 중국 시장 개척으로 가스 수출 차질을 예방하려 했지만 녹록지 않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수출을 연간 1000억㎥로 늘리겠다는 제안을 했지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러시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가 구상하는 ‘파워 오브 시베리아(시베리아의 힘)-2′ 가스 파이프라인 건설 계약에도 서명하지 않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측이 가즈프롬에 가스를 러시아 국내 가격으로 판매할 것을 요구하면서 이 프로젝트에 대해 가혹한 조건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러시아가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가즈프롬은 2019년 개설한 ‘파워 오브 시베리아’ 파이프라인을 통해 중국에 230억㎥의 가스를 공급했다. 올해 중국으로의 수출은 280억㎥로 예상하고 있지만,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전 EU 공급량(연간 1500억 ㎥)의 5분의 1에 수준에 불과하다.

러시아 정부와 가즈프롬은 유럽 대신 중국의 러시아 가스 구매가 늘고 있다고 홍보해 왔지만, 지난해 수출량(220억여㎥)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전 10년 간 러시아의 연평균 가스 수출량(2300억㎥)에 턱없이 모자란다”고 FT는 전했다.

더구나 러시아가 구상하는 북부 야말반도에서 몽골을 거쳐 중국까지 6700㎞를 연결하는 가스관인 ‘파워 오브 시베리아-2′는 건설하는 데 수 년이 걸려 당장 가즈프롬의 유럽 시장 손실을 보상해 주지 못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파벨 자발니 러시아 국가두마(하원) 에너지위원회 위원장은 “2025년까지 가즈프롬은 수입 감소, 세금 부담 증가, 가스화 프로그램 비용 지불 필요성으로 추가로 1조 루블의 손실을 볼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가즈프롬의 손실은 결국 러시아 국내 가스 인상을 통한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져 국민이 고스란히 혈세 부담을 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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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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