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5 (월)

이슈 증시와 세계경제

최악의 시나리오 가정하는 美증시…고금리로 결국 침체에 빠질 것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뉴욕증권거래소(NYSE) 간판 /로이터=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 연준(연방준비제도)이 금리를 더 높이 올려 더 오래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힌 다음날인 21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와 채권시장이 동반 급락했다.

증시에서는 다우존스지수가 1.1%, S&P500지수가 1.6%, 나스닥지수가 1.8% 하락했다. 3대 지수 모두 3일째 내림세다.

전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발표 직후에는 별 반응이 없던 10년물 국채수익률은 4.479%로 마감하며(오후 3시 기준) 전날 대비 0.133%포인트 급등했다. 이는 2007년 10월18일 이후 최고치다.

30년물 국채수익률도 4.55%로 0.152%포인트 뛰었다. 이는 2011년 4월13일 이후 최고치다. 연방기금 금리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2년물 국채수익률은 5.2%를 터치한 뒤 전날보다 0.03%포인트 상승한 5.148%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06년 7월18일 이후 최고치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들은 투자자들이 최악으로 생각하는 시나리오를 가리켰다. 연준이 금리를 더 높은 수준에서 더 오래 유지한 결과 경제가 결국엔 침체에 빠진다는 것이다.

우선 이날 공개된 신규 주간 실업수당 신청건수는 증가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감소하며 여전히 고용시장이 타이트하다는 점이 드러났다.

지난 16일까지 일주일간 신규 실업수당 신청건수는 20만1000건으로 직전주에 비해 2만건 줄었다. 고용지표는 연준이 금리 결정시 인플레이션 지표와 함께 가장 비중 있게 다룬다.

신규 주간 실업수당 신청건수의 깜짝 감소는 여전한 고용시장 강세를 보여주며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우려를 투자자들에게 안겼다. 이 때문에 국채수익률이 이날 급등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날 나온 다른 지표들은 경제가 약화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콘퍼런스 보드가 집계하는 경기선행지수는 지난 8월에 105.4로 0.4% 떨어졌다. 이는 17개월 연속 하락세다.

콘퍼런스 보드의 저스티나 자빈스카-라 모니카는 "미국의 경기선행지수는 지난 8월까지 거의 1년반 연속 하락했다"며 "이는 경제가 도전적인 성장 시기에 접어들고 있으며 내년에 침체에 빠질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이날 나온 9월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의 기업 경기 활동 지수는 마이너스 13.5로 급락했다. 지난 8월 플러스 영역에 깜짝 진입한 뒤 다시 침체 구간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이 지수는 지난 16개월 가운데 14개월 동안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이날 발표된 지난 8월 기존주택 판매건수는 404만건으로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치 410만건을 밑돌았다. 지난 8월은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미국의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다시 7%를 넘어섰던 때이다.

마켓워치는 이날 증시 하락을 연준이 내년까지 금리를 5% 수준에서 유지할 것이라는 뜻을 시사하면서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다시 불거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스파르탄 캐피털 증권의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인 피터 카르딜로는 마켓워치와 전화 인터뷰에서 "연준은 경제가 연착륙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금리를 더 올린 뒤 그 수준을 상당 기간 유지한다면, 게다가 유가마저 올라간다면 소비자들이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오늘의 증시 하락은 전날 장 마감 때까지 이어진 약세가 연장된 것"이라며 "국채수익률이 2006~2007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고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 모든 것이 공포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파이의 투자전략팀장인 리즈 영은 "경제가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기간을 겪으면서 실업률 상승을 피하고 기업 이익은 늘어날 것이라고는 믿기 어렵다"며 연준의 경제 연착륙 전망에 회의감을 표시했다.

그는 소비자들이 고금리를 결국 버티지 못할 것이라며 소비 민감 종목을 피하고 헬스케어, 유틸리티, 에너지 등의 방어주에서 기회를 찾으라고 조언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