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선관위, 국민 인내심 시험하나…노태악 사퇴로 책임져라”

[레이더P]
與 “감사기관을 맛집 고르듯 고르려해”
여야, 선관위 국정조사 범위 놓고 이견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 [연합뉴스]

고위직 자녀 채용·승진·근무지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가 감사원 감사를 거부한 데 대해 국민의힘은 노태악 선관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거듭 압박했다. 여야는 의혹 진상규명을 위해 국정조사를 추진하자는 데에는 의견을 모았지만 구체적인 조사 범위를 놓고 입장차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4일 오전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국회에서 긴급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해 “선관위가 지금 국민의 인내심을 시험하고 있는 것 같다. 노태악 선관위원장이 고용세습에 사과한다곤 했지만 그에 따른 후속조치엔 사과의 진정성을 느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노 선관위원장은 더 이상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지 말고 사퇴해 자신의 책임을 행동으로 보이라”며 사퇴와 감사원 감사 수용을 거듭 촉구했다. 아울러 “더불어민주당은 독립기관 흔들기라며 선관위를 두둔하는데 양측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건 아니냐”고 야권을 동시에 겨눴다.

발언하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김 대표는 선관위가 감사원 감사를 거부한 데 대해 “이건 대충 적당히 버텨보겠단 태도”라며 “강제조사 권한도 없고 선관위 제출 자료만으로 조사할 수밖에 없는 권익위 조사론 부패의 진상을 폭넓게 밝혀 그 뿌리를 뽑아낼 수가 없다. 고소고발된 피의자의 피의사실에 한정해 수사할 수밖에 없는 수사당국 수사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서 감사원 감사가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선관위가 이런 점을 잘 알고 감사원 감사를 거부한 것이고, 조사받는 시늉만 하겠다는 행태로 보인다”며 “‘아빠찬스, 형님찬스 채용’에 이어 ‘자녀들을 본인 근무지에 꽂아넣는 근무지 세습’까지 드러나고 있다. 지금까지 드러난 의혹만 11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선관위가 국민들의 감사요구에 대해 맛집 고르듯이 ‘이 집이 좋겠네 저 집이 좋겠네’ 식으로 하고 있으니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감사원은 선관위에 대해 사실상 감사 강행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향후 선관위가 감사에 정당한 이유없이 응하지 않을 경우 감사원법상 ‘감사방해죄’를 적용해 수사기관에 고발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한편 여야는 지난주 선관위를 대상으로 한 국정조사 기간과 범위 등을 놓고 협의를 벌였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자녀 특혜 채용 의혹에 앞서 논란이 된 ‘북한발 선관위 해킹 시도’에 대한 국가정보원 보안 점검 거부에 대해서도 국정조사에서 들여다봐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번 국정조사는 자녀 특혜 채용 의혹에 집중돼야 한다고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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