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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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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수선거에 당대표 나서… 민주-조국당 ‘호남 혈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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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오늘 영광-곡성 찾아 ‘텃밭 총력전’

한달살이 조국 “특정당 무조건 투표 안돼”

《국회의원 선거 없이 기초지방자치단체장 위주로 치러지는 10·16 재·보궐선거가 23일 앞으로 다가왔다. 더불어민주당 텃밭인 전남 영광·곡성군수 선거에선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호남 올인’에 나서자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3, 24일 호남을 찾는다. 국민의힘은 여당 지역구가 자리한 부산 금정구청장과 인천 강화군수 선거를 각 시도당이 주도해 치르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여당 우세 지역에서 민주당에 질 경우 당이 타격을 입을 수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정 정당을 무조건 찍는 일은 없어져야 한다. 그게 정치 발전이고 지역 발전이다.”(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호남은 한 정당에만 투표한다’ 운운은 은혜를 저버리고 호남을 무시하는 언행이다.”(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상임선거대책위원장)

다음 달 16일 전남 영광·곡성군수 선거를 두고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 22대 국회에서 ‘우당(友黨)’이라며 협력 관계를 강조했던 두 당이 총선 이후 민주당 텃밭인 호남에서 열리는 첫 선거를 앞두고 전면전에 돌입한 것. 민주당은 자칫 한 곳이라도 패할 경우 “호남에서 차기 대선을 앞두고 이재명 대표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조국혁신당은 최소 한 곳 이상 승리해 호남에 지역적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계산이다.

동아일보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운데)가 22일 전남 영광군 장세일 영광군수 후보 사무실을 찾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개호 의원, 박 원내대표, 장 후보. 박찬대 원내대표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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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야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번 재·보궐선거를 ‘조용한 선거’ 기조로 치르려는 전략에서 벗어나 총력전 체제로 전환하고 나섰다. 박찬대 원내대표가 이날 영광과 곡성을 찾았다. 그간 재·보선과 관련된 특별한 언급이 없었던 이 대표가 23일부터 3일간 전남 영광·곡성군과 부산 금정구를 잇달아 방문하기로 했다. 당 차원에서는 중앙당에 총괄지원단을 꾸린 데 이어 5선 박지원 의원과 최고위원 겸 전남도당위원장인 주철현 의원을 상임선대위원장으로 하는 선대위를 꾸려 ‘호남 수성’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민주당의 한 호남권 의원은 “아직 호남권에서 차기 대선 후보로 이 대표를 완전히 신뢰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총선에 이어 이번에도 조국혁신당 돌풍이 이어질 경우 ‘호남에서 인정 받지 못한 민주당 대선 후보’라는 꼬리표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동아일보

다음 달 16일 실시되는 영광군수 재선거를 앞두고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왼쪽)와 장현 영광군수 후보가 19일 전남 영광군 홍농읍 거리에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영광=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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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이전부터 영광·곡성 지역에서 ‘월세 한 달살이’에 돌입한 조 대표는 “고인 물은 썩는다. 흐르게 해야 한다”며 연일 민주당을 향한 공세에 나서고 있다. 4월 총선 비례대표 투표 당시 호남권에서 민주당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던 조국혁신당은 비례대표 의원만 있는 정당으로서 지역적 기반이 약한 만큼 이번 보궐선거 ‘다걸기 전략’으로 나섰다. 조 대표가 호남살이를 이유로 26일 국회 본회의 표결에도 불참하자 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본회의장에서 조 대표의 빈자리를 휴대전화로 찍으며 “이래도 되냐”고 목소리를 높이는 등 신경전도 벌어졌다. 정 의원은 이날 “조크(농담)한 것인데 쫑코(핀잔) 준 꼴이 돼서 당황스럽다”고 사과했다.

영광군에선 민주당 장세일 후보와 조국혁신당 장현 후보가 맞붙는다. 조국혁신당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민주당을 탈당한 뒤 입당했다. 영광은 최근 8차례 지방선거에서 무소속 후보가 3차례 당선된 지역이다. 곡성군에선 민주당 조상래 후보와 조국혁신당 박웅두 후보가 맞대결한다.

국민의힘은 내심 이 대표의 호남 약세가 부각되길 바라며 조국혁신당이 한 곳에서라도 승리하길 기대하는 눈치다. 국민의힘의 한 재선 의원은 “수도권과 호남 표는 연동되는 경향이 있는데, 호남 지지 기반이 흔들린다는 것은 이 대표에게도 치명적”이라고 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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