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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이슈 뮤지컬과 오페라

"韓관객은 '오페라의 유령'에 깊은 유대감…부부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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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제작한 신동원 에스앤코 프로듀서와 데니 베리 협력 안무, 라이너 프리드 협력 연출(왼쪽부터). 【사진 제공=에스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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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 13년 만에 한국어 버전으로 한국 관객을 찾는다. 30년 넘게 영국 런던과 미국 뉴욕에서 동시에 공연된 유일한 작품이라는 명성을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누구나 알 만한 대작이다. 2001년 한국 초연 이후 22년간 한국어 공연이 열린 것은 단 두 차례. 전 세계 188개 도시에서 관객 1억4500여 명을 매혹시킨 명작을 한국어로 만날 수 있다는 소식에 국내 뮤지컬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페라의 유령'과 한국 관객은 혼인 관계라고 볼 수 있죠."(라이너 프리드 협력연출)

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서울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제작진은 한국 관객의 기대감에 부응하듯 작품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프리드는 "2001년 한국 초연 이후 한국어 공연이 2번, 오리지널 내한 공연이 3번 열렸다"며 "이렇게 자주 작품이 무대에 오를 수 있는 환경이 독특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내한 때 작품과 한국 관객들이 연인 관계라고 설명했는데, 이제 그것을 뛰어넘은 것 같다"며 "관객이 등장인물의 감정에 공감하면서 형성된 깊은 유대감이 이렇게 자주 무대에 올릴 수 있는 힘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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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한국어 공연에 오리지널 제작진이 주목하는 것은 현재 이 작품이 세계적으로 변곡점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오페라의 유령'은 오는 4월 16일을 마지막으로 미국 뉴욕에서 폐막한다. 브로드웨이 공연이 막을 내리는 것은 1988년 초연 이후 35년 만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타격으로 재정 회복이 어려워진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당초 2월 공연으로 종연할 예정이었으나 폐막이 알려지며 추가 공연 요청이 쇄도해 공연이 두 달가량 연장됐다. 올해는 한국 부산과 두바이, 이스라엘 텔아비브 등 3개 도시에서 초연하고 중국어(만다린어) 제작도 진행된다.

제작사 에스앤코의 신동원 프로듀서는 "한국에서는 13년 만에 한국어 공연이 열리는 것이 잦지 않다고 여기지만, 해외에서는 한국을 작품이 자주 공연되는 지역으로 인식한다는 차이가 있다"며 "코로나19 확산으로 공연장이 닫힌 해외와 달리 한국에서는 지속적으로 공연을 열면서 세계적으로 이목을 끌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한국어 공연은 오는 30일부터 6월 18일까지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공연된 이후 7월 14일부터 서울 샤롯데씨어터로 무대를 옮긴다. 부산에서 '오페라의 유령' 한국어 공연이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서울이 아닌 부산에서 먼저 막을 올리면서 서울 공연을 보기 어려웠던 뮤지컬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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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에서 팬텀 역을 맡은 배우 조승우.


신 프로듀서는 "2000년대 초반부터 지역 공연을 위해 고민해왔지만 '오페라의 유령'과 같이 대형 공연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이 없었다"며 "부산에 뮤지컬 전용 공간이 생겨 이번에 초연을 할 수 있게 됐고 이번을 계기로 부산이 서울 못지않은, 한국 남부를 책임지는 새로운 뮤지컬 시장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13년 만에 열리는 한국어 공연에 앞서 제작진은 특별히 번역에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프리드는 "내용과 무대 위 동선을 유지하면서 어떻게 하면 한국 배우들에게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을지 고민했다"며 "배우들이 마치 질문으로 도전장을 던지는 것처럼 지난 35년간 작품에 익숙해져 있는 내 생각을 깨뜨려준 것에 즐거움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모든 캐스팅을 온라인으로 진행한 제작진은 최근 한국에 입국해 배우들과 연습을 마무리하고 부산 무대에서 리허설에 들어간다.

협력 안무를 맡은 데니 베리는 "캐스팅 과정이 온라인으로 진행되다 보니 배우와 호흡하면서 맞춰볼 수 없다는 점에 걱정이 앞섰지만 결과적으로는 좋은 캐스팅이 나온 것 같다"며 "모든 배우가 이야기를 잘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호평했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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