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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4 (금)

12조 AI지원 정책 총체적 부실, 이러니 국제 경쟁 밀릴 수밖에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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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사회 각 분야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추진한 '지능 정보화 사업'이 총체적으로 부실했던 것으로 감사원 조사에서 밝혀졌다. 담당 기관의 관리 부실로 데이터 품질이 낮아 활용도가 떨어지거나, 예산 지원을 받은 민간 업체는 공금을 횡령하기도 했다. 한 해 수조 원의 예산이 투입된 국책사업이 기초부터 부실했던 것이다. 책임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과 함께 실효성 있는 AI 사업으로 지원 체계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2020년 7월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수립했다. 누구나 이용 가능한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에 2조5000억원, 중소기업에 필요한 AI 솔루션 공급에 9500억원 등 2018년 5조원이었던 정보화 사업 예산을 2022년 12조원으로 대폭 확대했다. 이를 통해 정보의 생산과 유통·활용에 AI 기술을 적용해 산업과 경제·행정 등 모든 분야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게 목표였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당시 관련 행사에 참석해 "인공지능을 통해 보다 풍요로운 삶과 새 일자리 창출이 기대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계획과 달리 실생활에서 AI로 달라진 행정 서비스를 체감하기 힘든 상황이다. 감사원이 23일 발표한 '지능 정보화 사업 감사 결과'를 보면 이유가 드러난다. AI를 활용해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CCTV 영상 데이터화 작업(사업비 610억원)은 최대 26개월 치 영상이 플랫폼에 적재되지 않았고, 공공행정문서를 디지털화하는 작업(735억원)도 24개월이나 방치됐다. 자율주행버스 노선 주행 이미지 등 민간에 개방해야 하는 데이터(1148억원)는 개방되지 않아 활용조차 못하고 있다. 가축의 행동 영상을 수집·가공해 데이터 구축(13억원)을 맡은 민간 업체는 횡령 후 대출금 상환 등 사적 용도로 사용했다. 전 세계는 민관 구분 없이 AI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는데, 우리는 실행 계획과 관리 체계가 모두 엉망이었다. 때마침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AI 서울 정상회의'에서 AI를 통한 혁신을 강조했다. 예산 낭비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세심한 실행력을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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