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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세계와 손잡는 K팝

‘BTS 아버지’ 방시혁 입 열었다 “SM 인수에 나선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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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방시혁 하이브 의장 CNN 인터뷰 공개

”K팝 성장률 둔화 명확...SM 인수로 글로벌 시장 인지도 높여야”

SM 현 경영진 비판도

”적대적 M&A는 선전용어...오히려 대주주 없이 점유한 마음대로 운영이 문제”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하이브의 수장인 방시혁 의장이 최근 업계 최대 경쟁 K팝 음반기획사였던 SM 인수전에 뛰어든 이유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3일 공개된 미국 CNN과의 인터뷰 영상에서 “K팝의 성장 둔화”를 그 배경으로 꼽은 것이다. 그가 이수만 SM 전 총괄프로듀서와 함께 서면으로 낸 공동선언문 외에 직접 공식석상에 나와 SM 인수 의도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조선일보

방시혁 하이브 의장의 CNN 인터뷰 모습/유튜브 캡처


영상에서 방 의장은 “실질적으로 수출지표나 스트리밍 성장률을 보면 K팝 장르의 성장률 둔화가 명확히 보인다”고 했다. 이어 “이 상태로 놔두면 많이 위험할 수 있다”며 “그 관점에서 SM엔터 인수에 적극 뛰어든 측면이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지금보다) 확실하게 인지도가 올라가야 한다”고 했다. ‘SM 인수’가 하이브에게는 K팝 성장 둔화 시기를 극복할 돌파구 카드였다는 뜻이다.

이날 방 의장은 지난해 12월 멤버 진(본명 김석진)의 입대로 시작된 BTS의 ‘군백기(군대+공백기)’에 대해서도 처음 입을 열었다. “커리어(경력) 관점에서 봤을 때 어떤 아티스트도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긴 휴지기를 갖는 게 좋을 순 없다”며 “이것은 한국인으로서 군대의 의무를 성실히 다하고 그걸 기쁘게 받아들이는 것과 별개 문제”라고 했다. 이어 “(군 복무를) ‘커리어 전환점’으로 삼자는 이야기는 굉장히 오래 전부터 준비됐다”며 “그들이 영원히 지금의 BTS로 남아있을 수 없기에 아티스트가 성장함에 따라 여러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현재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 등 SM 현 경영진과 사내 직원들은 하이브의 인수 시도에 “적대적 M&A(인수합병)”라며 거세게 반발 중이다. 개인회사들을 통해 수십 년간 억대 자문료를 받으며 회사 성장을 저해한 이수만 전 총괄의 손을 하이브가 잡아줬고 SM의 자정노력을 방해 중이란 것이다.

하지만 이날 방 의장은 “(하이브의 SM 인수는) 적대적 M&A가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기본적으로 대주주, 혹은 과점주주의 의사에 반해 회사를 매집할 때가 적대적 M&A”라며 “저희는 적법한 절차로 본인 동의에 따라 대주주 지분을 인수했다”며 “이걸(하이브 인수 시도를) 적대적 M&A라고 규정하는 건 ‘선전용 용어’”라고 주장했다.

방 의장은 SM 현 경영진을 겨냥한 듯 한 날 선 비판도 꺼냈다. “(하이브가 적대적 M&A 중이라기엔) 오히려 (현재 SM의) 매니지먼트 팀이 대주주 없이 분산 점유된 회사를 본인들 마음대로 운영하고 이야기하는게 심각한 문제”란 것이다.

방 의장은 이 전 총괄과 연합했다는 세간 반응에 선을 그으면서도, ‘하이브가 SM의 문제를 해결해주고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나는 SM 같이 훌륭한 회사가 좋은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지 않다는 것에 굉장히 오랫동안 슬퍼했던 사람”이라며 “이번 지분 인수를 통해서 지배구조 문제를 대부분 해결했다”고 했다. 이어 “(하이브는) 원래 예술가들의 자율성을 건드리지 않고, 경영 절차 및 과 과정이 좋은 회사가 되기 위해 도와주는 걸로 잘 알려진 회사”라고도 했다. ‘하이브에 인수되면 자율성 보장이 안 될 것’이란 SM 측 반발을 겨냥한 것이다.

방 의장은 최근 제기된 ‘하이브의 SM 인수 이후 생겨날 독·과점 체제’ 우려 또한 부인했다. “(이번 인수로) 우리가 (K팝) 업계를 다 가져가려 한다는 건 잘못된 정보”라며 “해외 (판매) 물량을 빼면 실제 SM과 하이브가 한국에서 파는 CD 물량을 다 합쳐도 (국내 음반시장) 독점은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CNN 측이 ‘SM엔터 지분을 40% 확보해도 SM엔터가 방 의장을 원치 않으면 어떻게 대처할 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선 “지분 확보 여부는 우선 순위가 아니나. (3월 말) 주주총회가 가장 중요하며, 주총에서 실제 지지를 얻어야 저희가 원하는 이사회가 구성될 수 있다”고 답했다. SM 측 입장보다 주주들의 지지에 더 집중하며 주총 대비에 주력하겠단 뜻을 밝힌 것이다.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사실상 실패로 끝난 하이브의 SM 주주들을 향한 공개매수 결과를 염두에 둔 것으로 읽힌다. 방 의장과 하이브는 지난달 10일부터 지난 1일까지 이 전 총괄에게서 확보한 18.46% 지분에 더해 총 40% 가량 SM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공개매수에 나섰다.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위해서다. 하지만 최근 SM 주가가 공개매수가 12만원을 계속 상회하면서 목표치를 채우지 못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하이브는 공개매수 중간 SM 주가를 올리기 위한 비정상적인 매입 행위가 의심된다며 금융감독원에 조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한편, 같은 날 SM 측은 “방 의장이 적대적 M&A의 뜻과 독과점 폐해를 왜곡하고 있다”며 하이브와 SM을 합치면 국내 기획사 산업 내 매출 기준 등에 비춰봤을 때 과반 이상이 된다는 입장문을 냈다. 또한 하이브가 이 전 총괄에게 ‘나무심기’ 등 ESG 활동에 향후 10년간 100억원을 지급하고, 이 전 총괄의 SM 관계사 지분 매입에 약 700억원을 지급한 걸 지적하며 “하이브의 지배구조가 (오히려) 비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SM과 하이브는 이수만 전 총괄이 SM이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지분을 넘기는 걸 막기 위해 낸 가처분신청 재판 결과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이 전 총괄이 승리해도 하이브가 목표한 공개매수 지분량을 채우지 못 한 이상 카카오엔터의 SM 지분 추가 매입 등 여러 변수를 고려해야만 한다. 결국 현재로선 3월 말 주총이 하이브의 SM 경영권 확보를 위한 결전의 날이 됐다.

[윤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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