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 세계탁구 여자단체 우승
여자주니어탁구 선수들 셀카 모습. /인스타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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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탁구에 샛별이 또 나타났다.
한국 여자 주니어 대표팀은 25일 스웨덴 헬싱보리에서 열린 2024 월드 유스 챔피언십 U19 여자 단체전 결승전에서 대만을 매치 점수 3대1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한국 탁구의 전설 유남규(56·한국 거래소 감독)의 딸 유예린(15·화성도시공사 유스팀)과 박가현(17·대한항공), 최나현(16·호수돈여고)이 주역들이다.
한국은 에이스 유예린이 첫 번째 매치에서 대만 예이톈에게 게임 점수 1대3(4-11 11-9 9-11 7-11)으로 졌지만 박가현이 정푸쉬안을 3대2(12-10 8-11 11-6 8-11 11-3)로 눌렀다. 이어 최나현이 천치쉬안을 3대0(11-8 11-2 11-9)으로 완파하면서 승기를 가져왔고, 박가현이 예이톈을 3대1(11-3 9-11 11-6 11-8)로 제압하면서 감격의 우승을 이뤄냈다. 2003년 처음 시작한 청소년 세계 탁구 대회 여자 단체전에서 사상 첫 우승이다. 그동안 일본(2회)을 제외하곤 중국이 모두 우승을 휩쓸었다.
성인 대표팀을 포함해서도 한국 탁구가 세계 대회 단체전에서 우승한 건 남북 단일팀이 정상에 오른 1991년 지바 세계선수권 이후 33년 만. 국제 탁구 연맹(ITTF)도 “한국이 더 많은 드라마를 약속하며 팀 역사를 새롭게 썼다”고 평가했다.
한국은 준결승에서 세계 최강 중국을 격파하며 명실상부한 왕좌의 자격을 입증했다. 지난 23일 중국과 대결에선 유예린이 중국 친위쉬안을 3대2(7-11 11-8 3-11 11-6 11-7)로 잡아낸 데 이어 매치 점수 2-2로 맞선 마지막 매치에서 쭝거만과 맞서 1게임을 11-9로 잡은 뒤 2게임을 2-11로 내줬지만, 3게임과 4게임을 각각 11-8, 11-9로 따내며 결승행을 이끌었다. 2매치에서 박가현도 쭝거만을 3대1(12-10 6-11 14-12 11-7)로 잡아냈다.
그래픽=송윤혜 |
이번 대회 전까지 유예린은 친위쉬안과 쭝거만에게 최근 2년간 각각 2전 2패, 3전 3패, 박가현도 쭝거만에게 3전 3패를 기록하고 있었지만 끈질긴 도전 끝에 기어이 승리를 이끌어냈다. 대한탁구협회는 “박가현이 중학교 졸업 이후 곧바로 실업팀에 들어가면서 기량이 급성장했고 유예린·최나현도 국제대회 경험을 쌓으면서 기량이 빠르게 상승하는 가운데 이번 대회에서 경기력이 폭발한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택수 대한탁구협회 실무부회장은 “여자 탁구가 중흥기를 맞이할 것이란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파리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한국 여자 탁구 희망으로 떠오른 신유빈(20)과 함께 차세대 기대주로 손색이 없다는 걸 이번 대회에서 증명했다.
유예린, 박가현, 최나현은 모두 부녀(父女) 탁구 선수들로도 화제가 됐다. 박가현은 박경수 한남대 감독, 최나현은 최주성 대전동산중 감독 딸이다. 유예린은 한국 탁구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유남규 감독 딸로, 이번 세계 대회 우승으로 아버지와 함께 ‘부녀 세계 대회 우승’을 달성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남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딴 유 감독은 1989년 독일 도르트문트 세계선수권에서 현정화(55) 한국 마사회 감독과 혼합 복식에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유 감독은 현역 시절 왼손잡이 펜홀더 공격수였고, 유예린은 오른손잡이 셰이크핸드 올라운드형 플레이어다.
유예린은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를 닮은 실력과 승부 근성을 갖춰 ‘탁구 신동’으로 이름을 알렸다. 초등학교 시절 우승을 휩쓸었고, 중1 때는 고교 2년 선배들을 이기기도 했다. 2022년 월드 테이블 테니스(WTT) 유스 컨텐더 15세 이하(U-15) 부문 여자 단식 우승과 작년 동아시아 청소년 대회 단식 은메달, 올해 튀니지에서 열린 WTT 유스 컨텐더 17세 이하(U-17) 대회, 독일 베를린 U-17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배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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