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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5 (수)

이슈 고령사회로 접어든 대한민국

파도어촌계 퇴직금제 도입…고령화 어촌계 자립복지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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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충남 태안 파도어촌계원들이 양식장에서 바지락을 캐고 있다. 이 어촌계는 탈퇴하는 계원에게 퇴직금을 준다. 태안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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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촌 마을의 조업 공동체인 어촌계가 자체 기금을 모으고 계원 퇴직금을 지급해 자립 복지의 첫발을 뗐다.

충남 태안군 소원면 파도어촌계는 지난해부터 숨지거나 건강 악화 등을 이유로 어촌계를 탈퇴하는 계원에게 퇴직금을 준다. 1일 현재 사망자 3명 등 10명이 1인당 1500만원씩 받았다. 퇴직금은 어촌계가 관리하는 200㏊ 규모의 바지락 양식장의 판매 수수료, 30여개 어장 사용료와 배당금에서 갹출해 마련한다. 연간 1억5000만원 규모다.

파도어촌계가 퇴직금제를 도입한 것은 평생을 어촌계에 헌신한 원로 계원들의 노후 복지를 위해서다. 최장열 어촌계장은 “어촌계원 247명 가운데 70대 이상 어르신이 190명”이라며 “2020년부터 퇴직금제 논의를 시작해 1년여 만인 2021년 말 총회에서 퇴직금제 시행을 의결했다”고 전했다.

퇴직금은 마을 노인들의 요양병원 입원비 등으로 요긴하게 쓰인다. 이름 밝히기를 꺼린 80대 어촌계원은 “어촌계원들은 모두 한동네에서 태어나 함께 평생 바지락 양식장을 일궈온 식구 같은 사람들로, 병에 걸려 공동 조업을 못 하거나 죽으면 어촌계를 탈퇴한다. 지금까지는 탈퇴할 때 한푼도 보상을 못 해줬는데, 퇴직금을 줄 수 있게 돼 흐뭇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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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 파도어촌계원들이 썰물이 되자 경운기를 타고 바지락 양식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태안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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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어촌계는 퇴직금에 이어 계원 연금제를 도입하려고 한다. 이를 위해 바지락 채취를 기계화하고 수익도 늘리는 방안을 찾고 있다. 최 어촌계장은 “수익에서 떼어 연금 기금을 마련하려면 계원들에게 돌아가는 수익을 줄여야 해 고민이 많았다. 바지락 채취를 기계화해 트랙터로 밭갈이하듯 바지락을 캐고, 상품성이 우수한 바지락을 선별해 출하한다면 연금제 운용에 필요한 기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가세로 태안군수는 “관내 88개 어촌계 모두 계원들의 노후 생활 안정을 위해 ‘마을 스스로의 복지’를 추진하고 있으나, 어촌계마다 계원 수 등 규모와 수익 구조가 달라 기금을 마련하는 데 한계가 있다. 어촌계들의 다양한 노력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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