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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죽음의 관광…라오스서 미국·영국·호주·덴마크인 6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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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픽사베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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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배낭여행객도 많이 찾는 라오스 방비엥에서 메탄올이 섞인 불법 주류를 마시고 미국과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덴마크 등에서 온 여행객 6명이 사망했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지난 2주간 방비엥을 찾은 영국인 1명, 오스트리아인 1명, 미국인 1명, 덴마크인 2명, 오스트레일리아 1명 등 5명이 술을 마신 뒤 사망했다고 2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어 에이피(AP) 통신 등 외신은 22일 타이 병원으로 옮겨졌던 오스트레일리아 여성이 결국 숨졌다며, 사망자가 6명으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영국 외무부는 “라오스에서 사망한 영국 여성의 가족을 지원하고 있으며, 현지 당국과 접촉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미국 외무부와 덴마크 외무부 등도 자국민 사망 사실을 확인했다. 앤서니 앨버니지 오스트레일리아 총리는 전날 의회에서 자국민 사망 사실을 밝히며 “지금 이순간 우리의 첫 생각은 끔찍하고 잔인한 상실감을 겪고 있는 그녀의 가족과 친구들을 애도하는 것”이라며 “누구도 겪어서는 안 될 악몽”이라고 했다.



19살 소녀였던 오스트레일리아 사망자 비앙카 존스와 홀리 볼스는 지난 11일 저녁 호스텔과 근처 술집에서 술을 마신 뒤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인근 국가인 타이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나 결국 두 사람 모두 목숨을 잃었다.



비비시는 관광객들과 현지 언론 보도를 토대로 이들이 불법적인 알코올을 마신 뒤 흔히 발견되는 메탄올 중독으로 숨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메탄올에 중독될 경우 메스꺼움과 구토, 복통의 증상이 나타나고 과호흡, 호흡 곤란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단 25㎖만 마셔도 치명적이다.



미국과 뉴질랜드, 영국, 캐나다 외교당국은 자국민에게 동남아시아 나라에서 술을 마실 때 주의하라는 건강 경보를 발표했다. 라오스 주재 미국 대사관은 “허가받은 주류 매장과 바, 호텔에서 술을 구매하고 수제 주류는 피하라”고 권고했다. 영국 외무부는 메탄올이 보드카를 위조할 때 이용되거나 불법적인 지역 특산주류를 제조할 때 사용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메탄올의 농도와 섭취량에 따라 사망률이 20~40%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된다고 밝혔다. 메탄올 중독은 초기 30시간 이내에 진단을 받고 치료하면 최악의 상황을 막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술의 양을 늘리기 위해 에탄올 대신 저렴한 메탄올이 불법 첨가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며, 메탄올 중독은 인도네시아, 인도, 캄보디아, 베트남, 필리핀 등에서 발병률이 높다고 비비시는 덧붙였다. 이렇게 불법적으로 만들어진 술은 주로 증류수 형태로, 칵테일이나 다른 음료를 섞어 마시는 혼합 주류에 사용된다고 한다.



방비엥은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서 150㎞가량 떨어진 관광지로 전세계 배낭여행객들의 성지로 알려져 있다. 아름다운 자연과 액티비티 코스가 다양해 한국인 여행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라오스 여행 명소로도 꼽힌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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