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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목)

129명 몰렸던 땅에 5명 응찰…파리 날리는 부동산 경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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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지난 4월 129명이 응찰해 올해 상반기 전국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던 대전 서구 변동 소재 도로 토지. 매수인의 대금 미납으로 최근 2개월 만에 재경매가 진행됐지만, 응찰자는 단 5명에 불과했다. 낙찰가격 역시 3개월 전 2억9700만원에서 1억3000만원으로 50% 이상 뚝 떨어졌다. 서울 노원구 중계동 한 단독주택은 지난 4월 21명이 참여해 4억6500만원에 낙찰됐지만, 대금 미납으로 재경매가 진행된 7월에는 8명이 응찰했고 낙찰가격은 2억원으로 낮아졌다. 경매 업계에서는 동일 물건이 수개월 만에 재경매 시 응찰자 수가 줄고 낙찰가격 또한 하락하는 것은 전형적인 하락장을 나타내는 신호로 보고 있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대표는 "금리 인상으로 인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경매 물건은 많아지지만 낙찰률은 떨어지는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투자자는 일단 지켜보면서 자금을 준비하고 투자 시기를 고려하는 게 좋을 것이다. 자칫 어설프게 물건을 빨리 잡으면 낭패를 볼 수도 있다"고 권고했다.

금리 인상이라는 대형 악재로 매매 시장은 물론 경매 시장도 급랭 조짐이 확산되고 있다. 낙찰률(경매건 대비 낙찰건 비율)이 하락하는 것은 물론 상반기 최대 경쟁률을 기록했던 경매 물건 또한 다시 경매 물건으로 나오자 응찰자가 급감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15일 부동산 경매 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서울 경매 시장 낙찰률은 32.7%를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38.4%) 대비 5.7%포인트 하락한 수치며 작년 상반기 이후 2개 반기 연속 하락세다.

서울 경매 시장을 부문별로 보면 특히 올 상반기 주거시설 낙찰률이 31%로 작년 하반기(40.1%)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 하락이 경매 시장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뜻이다.

아파트 매매 시장 역시 매수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하락 국면에 접어드는 모습이다. 이날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1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6.4로 지난주(86.8)보다 0.4포인트 하락했다. 새 정부 출범 직전인 5월 2일 91.1을 기록한 이후 10주 연속 하락했고, 2019년 7월 15일(85.6) 이후 3년 만에 최저 수치다. 서울 노원구 소재 A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연초에는 한두 건 거래가 있었는데, 지금은 문의 전화 한 통 없다. 호가를 낮췄는데도 아무 소용이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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