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세계비즈=주형연 기자] 한국은행이 사상 첫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p 인상)’을 단행하자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최근 증시와 비슷한 흐름을 보이는 가상화폐도 출렁이면서 당분간 증시와 코인 시장의 조정장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열고 현재 연 1.75%인 기준금리를 0.50%p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2.25%로 인상됐다. 지난 4, 5월에 이어 사상 첫 3회 연속 금리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소비자물가, 원화 약세, 기대 인플레이션 등이 빅스텝의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6% 뛰었고 1년 물가 상승률 전망인 기대인플레이션율도 지난달 3.3%에서 3.9%로 올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상도 금통위의 빅스텝에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한은의 빅스텝 단행이 국내 증시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자금 이탈이 심화돼 증시 불확실성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코스피의 하락 추세가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장기적으로는 증시 약세를 부추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코스피지수 바닥이 2000선 초반까지 내려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빅스텝 단행은 단기적으로 불안을 잠재울 수 있겠지만 향후 경기 불안에 대한 우려로 이어질 수 있는 요소”라며 “고물가, 고강도 긴축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코로나19로 인한 중국의 불확실성이 가세하며 2023년 상반기까지 글로벌 경기가 경착륙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준 금리를 인상해 수요를 누름으로써 인플레이션을 낮춘다는 것이 미 연준의 계획이지만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금리 인상이 깔끔하게 물가 하락 요인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자비용이 오르면 기업들이 이를 전가하는 과정에서 인플레이션이 심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선 한국과 미국의 금리 역전이 늦춰지거나 금리 차이가 크지 않아, 단기적으로는 채권금리가 안정화하고 환율이 하락해 외국인 투자자의 수급 여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을 일부 막을 수 있을 것이란 풀이다. 빅스텝이 환율 안정에 도움을 줘 외국인의 귀환을 이끌 것으로 기대했다.
최근 증시와 비슷한 흐름을 보이는 가상화폐 시장도 당분간 조정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고물가 우려와 경기 침체 공포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으면서 최근 2만달러가 다시 붕괴되는 등 코인 시장이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가상화폐 가격이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이날 오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500만원대까지 후퇴했다. 심리적 지지선인 2만달러 아래로 내려간 것이다. 최근 한 달 사이 비트코인 시세는 2만 달러 이하를 빈번하게 기록하고 있다.
이미선 빗썸경제연구소 리서치센터장은 “가상자산 시장이 안정되려면 아직 남아있는 손절 물량과 기관의 매도세가 진정돼야 한다”면서 “주요국들의 금리인상이 마무리 단계에 진입해야 한다. 하반기부터 시장의 관심은 미국의 장단기 금리차 역전과 경기둔화 여부로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jhy@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