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한국자영업자협의회 등 주최로 열린 코로나19로 인한 자영업자 손실 100% 보상 촉구 기자회견에서 한 관계자가 피켓을 청사 철문에 붙이고 있다./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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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손실보상심의위원회는 100% 손실보상을 결단하라!”
8일 오전 9시 28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 한국자영업자협의회, 전국실내체육시설비대위 등 자영업자 단체 4곳과 참여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이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코로나로 인해 피해를 본 자영업자들의 손실액 100%를 지급하라”고 촉구했다. 비가 내린 이날,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우산도 쓰지 않은 채 “코로나19 손실보상, 100% 결단하라” “자영업자만 때려잡는 거리 두기, 철회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은 정부가 ‘코로나 자영업자 손실보상 심의위원회’를 열고, 집합금지·제한 등 사회적 거리 두기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들에 대한 보상액 선정 방식 및 기준을 확정 짓는 날이다. 구체적인 계획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코로나 이전인 재작년과 올해의 매출을 비교한 손실액에서 ‘피해인정률’을 산정해 보상하는 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영업자 단체 등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자영업자 손실보상을 후려치는 피해인정률을 폐기하고, 손실액 100%를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은 주최 측 관계자 5명이 1명씩 나와 발언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은 고장수 한국자영업자협의회 공동의장은 “코로나 기간 동안 자영업자들은 66조원의 빚을 졌고, 45만3000개의 폐업 점포가 발생했다. 스스로 생을 마감한 20여명의 자영업자까지 있었다”며 “우리들의 호소와 절박한 심정을 정부 당국은 알아달라”고 외쳤다. 그는 “손실보상액 지급은 앞으로 정부가 자영업자들을 규제할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다”며, “그렇기에 더욱 100%를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우 전국실내체육시설비대위 위원장은 “정부의 상식에 어긋난 ‘엿장수’ 식 거리 두기 방침으로 자영업자들의 피해는 급증하고 있다”며 “대기업 봐주기, 자영업자 목조르기식 거리 두기를 철폐하고 손실보상액 100%를 지급하라”고 했다. 이성원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사무총장은 “업체 하나하나의 개별 상황을 따지지 않고, 집합금지 80%·영업제한 60% 등 전체로만 계산하다 보면 반드시 사각지대가 발생한다”며 “손실에 대해 100%를 보상해주길 간절히 요청한다”고 했다.
김종민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사무국장은 “자영업자들이 2년 가까이 이런 자리에서 고통을 호소할 때마다,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은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며 누구 것인지도 모르는 ‘나라 곳간’ 핑계를 대고 있다”고 했다. 그는 “현재 집합금지·제한 업종에 대한 정부의 직접적인 피해 지원 규모는 GDP(국내총생산) 대비 3.4%”라며 “연봉 5000만원 버는 아버지가 인공호흡기를 낀 막내 아이 치료를 위해 1년에 150만원을 썼다는 이야기”라고 했다. 이어 그는 “그마저 정부는 ‘피해인정률’이라는 어느 제도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개념을 가져와 어떻게든 깎으려 한다”며 “‘나라 곳간’ 앞에서 ‘알박기’를 하고, 국회와 정부, 대통령 목소리를 가로막는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이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자영업자들의 주적이 된 홍남기 장관을 규탄한다”고 했다.
마지막 순서로 나온 김남주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실행위원은 “지난 6월 조사에 따르면, 자영업자 10명 중 6명은 임대료를 연체하고 있고, 4명 중 1명은 3개월 이상 연체로 언제 쫓겨나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손실액 100%를 보상해도 밀린 임대료를 내면 남는 게 없다. 손실보상 재원이 대부분 임대인 호주머니로 들어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20분가량 지난 오전 9시50분 끝났다. 자영업자들은 “정부는 100% 손실 보상을 결단하라”는 구호를 마지막으로 외치고 자진 해산했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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