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댓글조작’ 유죄]
與, 당시 “국기문란 범죄” 총공세
박근혜 정부에 정통성 시비 제기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윤호중 원내대표 등이 2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시 예산정책협의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2021.07.21 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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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은 국정원 사건이 처음 제기됐던 2012년 대선 직전부터 이를 ‘3·15 부정선거’에 비유하며 진상 규명을 요구해왔다. 2013년 4월 당시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국정원과 경찰 두 기관이 야합한 헌정 파괴로, 정부 정통성과 관련된 아주 중요한 사안”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3년 6월 “잘못된 과거와 용기 있게 결별하는 것이 정통성과 정당성을 세우는 방법”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2015년 당대표 시절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항소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자 “조직적 대선 개입이 확인됐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사과하고 진실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2018년 원 전 원장에 대한 최종 선고 때는 “늦었지만 정의가 구현됐다”(표창원 대변인)고 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국정원과 드루킹 사건 모두 여론 조작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본질은 같다는 얘기가 나온다. 드루킹 사건에서 법원은 김 지사가 드루킹과 공모해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 사이트의 기사 6만8000여 개에 달린 68만여 댓글을 대상으로 4133만여 개의 ‘공감·비공감’ 클릭 수를 조작했다고 인정했다. 2013년 국정원 사건 당시 트위터를 통한 대선 개입 활동(41만회)의 백 배에 달한다. 송영길 대표는 이날 “18대 대통령 선거 때는 격차가 3%포인트 미만으로 미세했지만 19대 때는 15%포인트 이상으로 차이가 컸다”며 “김 지사가 (드루킹 일당에) 이용당한 면이 있다”고 했다.
이날 여당 일각에선 “2012년 국정원 개입으로 패했다고 생각한 문 대통령의 트라우마가 2017년 최측근인 김 지사의 댓글 조작으로 이어졌다”는 얘기도 나왔다. 문 대통령은 18대 대선 패배 후 출간한 저서 ’1219 끝이 시작이다'에서 국정원 댓글 사건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이 수혜자”라고 했었다. 19대 대선을 앞둔 2016년 9월 ‘선플(선한 댓글) 운동’을 제안한 것에도 이런 배경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김 지사가 ‘드루킹’ 일당에게 텔레그램으로 인터넷 기사 주소를 보내 기사 댓글 작업 결과를 보고받은 것도 이 무렵부터다.
[김동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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