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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세계와 손잡는 K팝

“J팝은 어쩌다 K팝에 폭망했나”… 일본의 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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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지난 31일 오후 2시 열린 블랙핑크의 첫 온라인 콘서트 ‘더 쇼(The show)’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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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가장 관심을 갖는 주제는 K컬쳐다. BTS와 기생충으로 세계 문화의 정점에 오른 한국 문화에 대해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10일 엄격한 한국 사회의 분위기와 엔터계에 걸맞는 빨리빨리 문화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보도된 ‘한국엔터테인먼트는 왜 강한가’라는 제목의 특집 인터뷰 기사에서 일본 전문가들은 한국 사회의 분위기에 주목했다. 작가 니시모리 미치요(西森路代)씨는 기생충 등 한국 영화가 탄생할 수 있는 배경에 대해 “엄격한 나라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정권이나 재벌의 부패, 경쟁 사회의 부정적인 면을 외면하지 않고 표현해 온 것이 결실을 맺은 것”이라고 했다. 일본의 경우 팬이라면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잘못 행동하더라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는 경향이 강한 것에 비해 한국은 “아이돌이 여성 비하 발언을 하면 팬들이 잘못됐다고 지적한다”는 것이다.

니시모리씨는 2011년 저서 ‘케이팝이 아시아를 제패한다’에서 이미 한국 문화의 세계화를 예견한 바 있다.

영화의 경우에도 “일본은 ‘작품은 감독의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한국에선 영화가 독립된 존재로 취급되어 비판해야할 점을 자유롭게 비판한다”고 차이를 설명했다. 한국의 엄격한 사회 분위기에서 ‘옳음’ ‘정직함’을 지키는 영화가 탄생했고 일본 내 팬들만 찾게 된 일본 영화 등과 달리 한국 작품은 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게 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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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한 '한국엔터테인먼트는 왜 강한가'라는 제목의 특집 인터뷰 기사./니혼게이자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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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변화하는 한국의 기업문화가 엔터계에 적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와카바야시 히데키(若林秀樹) 도쿄(東京)이과대 대학원 교수는 “한국 기업의 교체 사이클은 3~5년으로 짧고 시장이 1억대를 넘는 규모의 상품, 예를 들어 TV와 스마트폰 등이 많다”며 “일본 기업은 교체 사이클이 7~8년에 달하고 수 천만대의 시장규모에서 강점을 보인다”며 두 나라의 차이를 분석했다.

또 경영자의 결단 속도, 내수 시장의 차이로 인한 수출 마인드 등도 성공 배경으로 분석했다. 그는 “사이클이 짧은 엔터계의 특성과 인터넷의 등장으로 시장이 확대된 점 등이 한국이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잘 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했다.

또한 한국의 기업문화에 대해서 “1위 기업 엘리트들이 모이고 그렇게 만들어진 1위 기업이 2위 이하를 선도하는 경향이 있다”며 “엔터계에서도 마찬가지로 1명의 천재가 전원을 먹여 살리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한국 대표로 인터뷰에 참여한 서장호 CJ ENM 상무는 내수 시장에 의존하는 일본과 해외로 끊임없이 진출을 시도한 한국의 차이가 가장 컸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은 IMF 직후부터 세계 시장을 향한 전략을 폈다”며 “5000만 인구로는 내수만으로 고수익을 얻기가 힘들고 일본과 비교해봤을 때 CD 등 시장은 압도적으로 작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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