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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이슈 로봇이 온다

건설현장 누비는 로봇… 안전관리·비용절감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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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파이낸스

내화뿜칠 로봇 작업. 사진=삼성물산


[세계비즈=박정환 기자] 10m 높이의 건설현장에서 좌우로 움직이는 로봇팔이 분주하게 작업을 이어간다. 근로자는 직접 리프트를 타고 올라갈 필요없이 지상에서 로봇만 조종하면 돼 안전사고 위험이 덜하다.

또다른 건설현장에선 AI가 탑재된 로봇이 콘크리트 바닥을 자동으로 두드리며 평탄화 작업을 수행 중이다. 기존 바닥미장 기계보다 가볍고 소음이 적으며 친환경적이라 현장 관계자들의 반응이 좋다.

‘로봇’이 건설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고위험 작업을 전담해 현장 근로자의 안전을 보장하고, 신속 정확한 작업으로 시공비용 절감과 공기 단축에 기여하고 있다.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장에 로봇을 도입하는 대형 건설사들이 늘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최근 건설현장의 대표적인 고위험 작업으로 분류되는 내화뿜칠 작업을 로봇으로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국내 최초로 현장에 적용했다.

내화뿜칠은 건물의 철골 기둥과 보에 내화재(耐火材)를 덧칠해 높은 열에도 견딜 수 있게 하는 필수 작업이다. 근로자가 유독성 물질에 노출될 수 있고 높은 곳에서 작업해야 하는 상황이 많아 대표적인 고위험 작업으로 분류된다.

삼성물산이 자체 개발한 이 기술은 고소작업대 상부에 내화재 분사를 위한 로봇팔을 적용하고, 하부에는 원료 혼합기와 저장설비를 일체화했다.

특히 이동식 플랫폼을 적용해 현장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현장 근로자들이 유해물질이나 고소작업 같은 위험에 노출되지 않고 안전한 환경 속에서 작업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크다. 회사 측은 대규모 철골 기둥으로 이뤄진 반도체 공장 건설 현장에 이 기술을 우선 적용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건설현장의 여러 고위험 작업을 로봇으로 수행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철근콘크리트 기둥에 구멍을 뚫는 드릴링 로봇을 비롯해 360도를 회전하면서 자동으로 배관용접이 가능한 자동용접 로봇 등을 개발하고 현장 적용을 추진 중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건설 자동화 기술은 빠르고 효과적인 작업을 가능케 하고 궁극적으로 근로자의 안전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며 “작업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기술 개발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파이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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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바닥 평탄화 작업을 수행하는 AI 미장로봇. 사진=현대엔지니어링


현대엔지니어링은 로보블럭시스템과 함께 ‘AI 미장로봇’을 공동개발하고 특허 출원했다. 이 장비는 4개의 미장날이 장착된 2개의 모터를 회전시켜 콘크리트가 타설된 바닥면을 고르게 한다.

타설된 콘크리트 바닥면을 3D 스캐너로 정밀 측량하고 평활도가 기준치를 벗어나는 부분에 대한 지리적 정보를 AI 미장로봇에 전송하면, 별도의 조작 없이 로봇이 미장작업을 자동으로 수행한다.

이는 공사비 절감, 공기 단축, 시공품질 및 생산성 향상은 물론 바닥미장 불량으로 인한 주행사고 및 아파트 층간 소음 저감에도 효과적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또 GS건설은 국내 최초로 4족 보행 로봇인 ‘스팟(SPOT)’을 건설현장에서 운용 중이다. 2015년 처음 개발된 이 로봇은 장애물이나 험악한 지형에서도 무리 없이 달릴 수 있다.

DL이앤씨(옛 대림산업)는 건설업계 최초로 자율주행 다목적 로봇을 개발 중이다. 이 로봇은 안전 사각지대 순찰, 근로자 이상 감지, 화재 감시 등을 수행하게 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코로나19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계기로 안전과 효율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로봇 도입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며 “다만 로봇 등 자동화기기 도입으로 인한 건설인력 감축 문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pjh12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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