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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비즈=오현승 기자] 대표적인 가상화폐로 꼽히는 비트코인이 지난 16일 사상 처음으로 5만 달러(한화 약 5536만 원)를 돌파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비트코인의 가파른 상승세를 두고 가상화폐의 가치가 본격적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의견과 최악의 거품이라 주의가 필요하다는 반론이 팽팽히 대립하고 있다.
1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뉴욕에서 오전 7시32분 5만 191달러를 기록했다. 로이터는 런던에서도 5만 달러가 넘었다고 보도했다. 가상화폐는 거래소 단위로 거래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거래소별 가격 편차를 보인다.
비트코인 가격은 올 들어서 2만 달러 넘게 상승하며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3월 연중 최저치가 4944달러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비트코인의 거래액은 1년도 채 되지 않아 900%가량 오른 셈이다.
가상화폐 옹호론자들은 향후 비트코인 가격이 추가로 상승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분석한다. 특히 이번 상승세는 지난 2018년과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고 강조한다.
최근엔 글로벌 기업과 금융회사 등 기관투자자들의 본격 가세하고 있다는 점이 과거와 다른 점이다. 지난 2018년 비트코인 시세가 80% 넘게 떨어졌을 때엔 주로 개인투자자들이 비트코인 시장에 참여했다. 하지만 최근엔 기관의 뭉칫돈이 가상화폐 시장이 유입되고 미래 사용 가치에 대한 의문을 일정 부분 해소한 덕에 개인투자자도 추가로 더 몰리는 모습을 보인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가 서서히 결제 수단 및 투자 자산으로 인정받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미국 전기차회사 테슬라는 이달 초 15억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매수했다. 그러고서는 자사 제품의 결제 수단으로 활용할 계획도 밝혔다. 뉴욕멜론은행(BNY 멜론)은 지난 11일 비트코인을 비롯한 디지털 가상자산의 취급 업무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고,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는 가상화폐 관련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캐나다에선 지난달 현지 자산운용사 퍼포스 인베스트먼츠가 설계한 ‘퍼포스 비트코인 ETF’의 판매를 승인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다날이 국내 최초로 비트코인 결제 서비스를 도입하기로 발표했다. 17일 오전 다날은 코스닥시장에서 전거래일 대비 29.96% 급등하며 상한가로 직행했다. 이 밖에 KB국민은행 및 신한은행 등 주요 은행들도 가상화폐 시장에 발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가상화폐에 대한 부정론도 만만치 않다. 극심한 가격 변동성, 실질적 사용처 부족 등을 감안하면 전통화폐의 역할을 담당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는 “비트코인은 실질적인 사용처가 거의 없는 데다 채권이나 증권처럼 안정적인 소득을 제공하지도 못 한다”며 가상화폐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보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이 과열권에 진입해 언제든지 가격 조정이 될 수 있다는 부분은 잠재적 리스크”라고 분석했다.
주요국 중앙은행도 가상화폐 확산에 부정적 입장이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달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많은 가상화폐가 주로 불법 금융에 사용되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런 사용을 축소하고 돈세탁이 이뤄지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팀 레인 캐나다중앙은행 부총재도 “최근 비트코인은 저명인사의 트위터만으로 가격이 크게 오른다. 이는 투기 광풍이다”고 꼬집었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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