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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韓 조선업체, 1분기에 수주랠리 못하면 연말부터 ‘보릿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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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조선업계가 올해 1분기 ‘수주 랠리’를 이어가지 못하면 당장 연말부터 일감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2023년부터 다시 건조량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단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조선업계의 전략이 중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잔량 2216만CGT(총화물톤수) 가운데 2022년 건조량은 800만CGT를 밑돌고 있다. 이는 2000년대 이후 최저점을 기록했던 2018년 건조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만큼 내년도 일감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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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이 줄어든 이유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이 컸다. 지난해 상반기 국내 조선업계는 선박 37척, 118만CGT를 수주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4분기에 2013년 이후 분기 최대인 511만CGT 계약을 따내며 뒷심을 발휘했지만, 2022년 인도물량은 많지 않았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009540)은 지난해 4분기부터 지난달까지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20척,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16척, 컨테이너선 10척을 수주했다. 이 가운데 VLCC 10척만 2022년 인도분이고 나머지는 2023년 이후 인도분이다.

삼성중공업(010140)은 같은 기간 수주한 LNG선 10척, 탱커선 3척, 블록·기자재 등 가운데 컨테이너선 2척만 2022년 인도물량이다. 대우조선해양(042660)은 LNG선 12척, VLCC 3척, 컨테이너선 6척 등 수주 물량 모두 2023년 이후 선사에 인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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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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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부터 일감 부족문제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022년 인도물량이 올해 하반기 이후 조선소 야드에 투입된다"며 "올해 1분기 2022년 인도물량을 추가로 확보하지 못하면 조선업체와 기자재 업계 모두 올해 하반기부터 일감 부족 문제를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다만 내년 하반기부터는 일감 부족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이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는 올해 글로벌 선박 발주량이 전년보다 21% 증가한 2380만CGT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2025년까지 연평균 발주량은 3510만CGT로 예상했다.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도 올해 선박 발주량이 3000만CGT에 이르고, 국내 조선업계가 1000만CGT 이상 수주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선업계는 공격적인 수주 목표치를 세웠다.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선박 수주 목표를 149억달러(약 16조원)로 잡았다. 지난해 수주 실적 100억달러의 1.5배 수준이다. 대우조선해양도 올해 수주 목표치를 지난해 수주 실적보다 36.5% 높은 77억달러(약 8조5000억원)로 잡았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일감 부족 문제는 누적됐던 측면이 있어서 고정비 절감 등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결국 해법은 제대로된 값에 선박을 수주해오는 것뿐"이라며 "2023년 환경규제 앞두고 올해는 선박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조선업체가 모두 치열하게 수주 경쟁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권오은 기자(ohe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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