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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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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풍향계’ 마이크론, 내년 실적 둔화 예고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전망도 ‘잿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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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마이크론 팹 내부./마이크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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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반도체 풍향계로 불리는 마이크론이 기대 이하의 내년 실적 전망치를 내놓으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도 어두워지고 있다. D램 평균거래가격(ASP)이 예상보다 저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중국 기업들의 ‘D램 덤핑’이 가속화하며 범용 메모리 시장이 홍역을 앓을 것으로 관측된다. 고대역폭메모리(HBM)는 순조로운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엔비디아 블랙웰 출시가 지연되면서 기대 만큼의 실적 기여도를 보이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8일(현지시각) 마이크론은 2025 회계연도 2분기(12∼2월) 매출이 79억달러, 특정 항목을 제외한 주당 순이익은 1.53달러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매출은 월가 전망치(89억9000만달러)를 크게 밑돌고 주당 순이익도 시장 전망치(1.92달러)를 크게 하회하는 수준이다.

특히 D램 판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범용 제품 가격이 9~11월 35%나 급락하면서 내년 1분기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 1G×8)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지난 7월 2.1달러에서 11월 1.35달러로 4개월 새 35.7% 하락했다.

마이크론은 이날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중국발 D램 덤핑의 심각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실제 범용 D램 가격은 중국 창신메모리(CXMT)가 생산량을 급격히 늘리며 떨어지고 있으며 이로 인한 악영향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역시 지난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인정한 바 있다.

CXMT는 중국 허베이에 본사를 둔 D램 기업으로 올해 들어 레거시(구형) 제품인 DDR3·4 D램 공급을 본격화하며 제품 가격을 기존 가격보다 절반 수준으로 낮춰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에 DDR4 시장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수익성 악화를 초래했다. 최근에는 DDR5 양산을 시작하며 삼성,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시장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고성능 D램 시장에도 발을 담그고 있다.

최근 국내 증권사들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대한 실적 전망치를 줄줄이 하향 조정하는 추세다. 앞서 한화투자증권은 전날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의 내년 예상 영업이익을 기존 25조6000억원에서 16조7000억원으로 낮췄다. 김광진 연구원은 “내년 수요에 변화가 없다면 D램은 3분기, 낸드플래시는 1분기부터 가격 하락 압력이 커질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키움증권도 내년 삼성전자 DS부문의 영업이익을 기존 전망치보다 낮은 19조2000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 내년 삼성전자의 전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는 3개월 전 63조원대에서 39조원대로 급감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HBM 사업 선전에 힘입어 하락폭은 삼성전자보다 적지만 실적 전망이 기대 이하인 건 마찬가지다. 한화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의 내년 예상 영업이익을 기존 31조7000억원에서 29조1000억원으로 소폭 내렸다. 여기에 HBM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블랙웰의 초기 양산 규모가 예상보다 적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HBM 매출 확대에 악영향이 있을 수 있다.

한편 업계는 삼성전자가 엔비디아향 5세대 HBM 제품 HBM3E 공급을 언제 공급하느냐에 따라 내년 전체 실적이 변동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전체 매출 중 HBM 비중이 높아져야 내년에 범용 칩의 부진을 상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엔비디아는 6세대 HBM 제품 HBM4 8개가 탑재되는 차세대 GPU ‘루빈’을 내년에 출시할 예정이어서 HBM4 양산 시기에도 이목이 끌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내년 중 HBM4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마이크론 역시 HBM4 양산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앞서 마이크론은 HBM3를 건너뛰고 지난 2월 24GB(기가바이트) 8단 HBM3E 양산을 시작한 바 있다. 이후 지난 9월에는 12단 제품의 샘플 출하를 개시했다. 두 제품 모두 엔비디아에 우선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세대 HBM 제품인 HBM4의 본격적인 양산 확대는 2026년에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마이크론은 다수의 고객사와 개발을 준비하고 있으며,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회사인 TSMC와도 협력하고 있다.

황민규 기자(durchma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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