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 '2020년 스쿨미투' 현황 공개
27건 접수…성추행 11건·고등학교 가장 많아
한 학교에서 3건 신고 접수된 중학교도
중징계 요청은 1건 뿐…정직·견책·주의 7건
4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스쿨미투 UN에 가다 캠페인 발족 기자회견'에 참가한 스쿨미투 관련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스쿨미투운동에 대한 정부의 의견을 요구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지난해 서울 학교 내 성폭력(스쿨미투) 신고 건수가 27건으로 전년 대비 절반 이상 감소했다.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일어난 성폭력에 대한 징계는 여전히 솜방망이다. 시교육청이 중징계 처분을 요청한 것은 단 한 건에 불과했고 정직·주의 징계가 대부분이었다.
27일 서울시교육청은 '2020년 스쿨미투 현황' 조사 결과 총 27건의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총 23개 학교에서 신고가 접수됐고, 교원 27명이 가해자라는 신고가 접수됐다. 학교 수를 기준으로 신고 접수 건은 전년(60건) 대비 61% 감소했다. 스쿨미투란 교원이 성폭력 가해자이고 학생이 피해자인 학교 내 성폭력을 말한다.
스쿨미투 현황을 분석해보면 성추행이 11건으로 집계됐다. 성희롱으로 신고된 건은 9건이지만 성추행과 동시에 이뤄졌다는 신고까지 포함하면 총 17건이다. 이외에 디지털 성폭력(1건), 2차피해와 그루밍 등 기타가 2건이었다.
고등학교(21건)에서 접수된 스쿨미투 신고가 가장 많고 중학교(5건), 초등학교(1건) 순이었다. 같은 학교에서 가해자가 다른 신고 접수가 이뤄지기도 했다. A중학교는 2건, B고등학교는 2건, C고등학교는 3건이다.
시교육청이 감사를 실시한 학교는 한 중학교에서 접수된 '시각적 성희롱' 사건 1건 뿐이다. 교육청은 해당 교원에 중징계를 요구했다. 이밖에 교육청 또는 재단이 정직 처분을 내린 건은 4건, 견책 1건, 주의 2건이다. 4건은 절차가 진행중이다.
접수된 27건 중 16건에 대해서는 분리 조치가 이뤄졌다. 익명으로 신고돼 피해자 특정이 어려운 경우(7건), 졸업생(3건)인 경우는 분리 대상에서 빠졌다. 스쿨미투 신고 접수 건 중 학교에서 성고충심의위원회 심의 결과 성희롱이 아니라고 판단한 건은 총 9건이었다.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거나 연락두절 등으로 처리가 불가능한 사건은 총 7건이다.
접수경로별 신고 건수는 ▲학교 공문 14건 ▲온라인신고센터(교육부,교육청) 7건 ▲성인권 시민조사관 1건 ▲전화 1건이다. 2년 전에는 SNS를 통한 스쿨미투가 많았던 반면 최근 들어서는 공식 경로를 통한 신고가 많아졌다.
서울시교육청은 "등교수업이 축소됨에 따라 스쿨미투 건수는 감소했으나, 온라인 수업 상황에서 디지털 성범죄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코로나가 일상인 시대에 대응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온라인수업 중 디지털 교육 환경 이해 부족 등으로 인한 성비위 사건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디지털 성폭력 예방교육'을 확대하고 교육자료를 보급할 계획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스쿨미투가 발생하면 피해·가해자를 즉시 분리하고 외부전문가를 통한 조사 등을 진행한다. 피해·가해자 특정이 어려운 경우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지난해에는 5개교에서 조사가 이뤄졌다. 사안 조사 2주 후 피해학생에 대한 2차피해 모니터링도 실시한다.
조희연 교육감은 "투명하고 체계적인 사안처리시스템을 운영해 피해자 보호는 세심하고 철저하게, 가해자 조치는 최대한으로 엄정하게 하겠다"며 "학교 내 성폭력이 근절될 때까지 가능한 모든 정책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