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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카뱅마저 대출한도 ‘축소’… 시중은행, 신용대출 제한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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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들어 신용대출, 마통 발급건수 급증… 금융당국 '발등'

5대 시중은행, 신용대출 제한 검토… 다음주 적용 가능성

세계파이낸스

국내 5대 은행 대출 잔액이 2주 만에 월별 제한 권고치인 2조원에 육박하는 등 급증세를 보이자,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조절해달라고 강조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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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비즈=권영준 기자] 시중은행에 이어 인터넷 전문은행까지 대출 한도 축소에 나섰다. 최근 주식 시장 과열로 빚투(빚내서 주식 투자) 현상이 나타나자 금융당국이 관리 감독 강화에 나서면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 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가 고신용 직장인 대상 신용대출 상품의 최대한도를 기존 1억5000만원에서 1억으로 축소한다. 적용 상품은 직장인 마이너스통장, 직장인 신용대출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연말에도 직장인 고신용자 대상 신규 ‘마이너스통장 신용대출’을 중단한 바 있다. 이에 지난 1월부터 다시 시작했고, 재개 3주 만에 한도를 축소한 것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올해 여신 사업 부문의 핵심 전략 목표는 중금리대출·중저신용자대출을 확대”라며 “이를 위해서 고신용 대출 상품의 최대한도를 축소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신용대출 자금이 대거 주식 시장으로 흘러들어 가는 것을 관리해야 한다는 금융당국의 기조에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신한·KB국민·우리·하나·NH농협)의 지난 14일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135조5736억원으로 지난달 말(133조6482억원)보다 1조9254억원 증가했다. 새해 들어 2주 만에 금융당국의 월별 제한 권고치인 2조원에 육박했다. 5대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개설 건수 역시 지난 14일 기준 2204건을 기록했다. 지난달 31일 1048건에서 2주 사이에 두 배가 넘게 급증했다. 마통 사용액(잔액)도 46조5310억원에서 48조1912억원으로 1조6600억원 불어났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금융당국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지난 11일 은행 여신 담당 임원과 화상 회의를 열고 “월별 가계대출 목표치를 지켜달라”고 거듭 주문했고, 특히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 속도를 관리해달라고 강조했다.

이에 신한은행은 지난 15일부터 '엘리트론Ⅰ·Ⅱ', '쏠편한 직장인대출SⅠ·Ⅱ'등 직장인 대상 신용대출 4개 상품의 건별 최고 한도를 각각 기존 2억원에서 1억5000만원, 1억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축소했다.

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도 현재 신용대출 제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는 이르면 이번 주 초부터 신용대출 한도 축소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시중은행이 대거 한도를 축소할 경우 인터넷전문 은행, 상호금융, 저축은행 등으로 대출 신청을 증가할 가능성도 있어 이 부분에 대해서도 금융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증시가 폭등세를 보이면서 신용대출 역시 급속도로 증가하는 현상이 지난해 말부터 반복되고 있다”라며 “만약 한도 축소에도 대출 증가세를 조절하지 못하면 금리 인상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young070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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