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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사상 첫 온·오프 회견…이름 대신 번호 부르고, 질문 3번 반복한 외신기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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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열린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온·오프' 결합 형식으로 약 100분에 걸쳐 진행됐다. 청와대는 사상 첫 온오프 형태를 띈 만큼 기자들이 참여하는 리허설만 네 차례를 할 정도로 기자회견에 공을 들였다.

이날 오전 10시 문 대통령은 청와대 춘추관 2층 브리핑룸에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이 등장한 당시 배경 음악으로는 가수 이적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지난해 4월 공개한 '당연한 것들'이 흘러나왔다.

문 대통령은 곧장 착석해 마스크를 벗은 채 모두발언 없이 질의 응답에 돌입했다. '위기에 강한나라 든든한 대한민국'을 주제로 열린 기자회견장에는 현장에는 20명만 참여하고 100명은 화상 연결 방식으로 동시 접속했다. 화상 연결된 100명 기자들의 얼굴 화면 뒤편으로는 태극기를 배경으로 삼거나 재택근무 중 집 내부가 함께 나와 눈에 띄었다.

현장과 화상으로도 신년기자회견에 참석하지 못한 나머지 청와대 출입기자들은 채팅방을 개설해 회견에 활발히 참여했다. 문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번호를 호명하는 방식으로 질문을 주고 받았다. 다만 온라인 연결이 원활하지 않아 한 기자는 질문기회를 얻고도 결국 포기해야 했다. 또 한 외신 기자는 질문을 3번이나 하기도 했다.

당초 100분 예정으로 시작됐으나 최종적으로 123분간 진행됐으며 총 28개의 질문이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첫 질문으로 나온 '두 전직 대통령 사면'문제에 대해 숨을 고르며 고심하는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이날 "고민을 많이 했지만 솔직히 제 생각을 말씀드리기로 했다"며 "지금은 사면을 말할 때가 아니다"라고 전직 대통령 사면론에 선을 그었다.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문 대통령이 퇴장할 때에는 100명의 기자들이 접속한 화상화면 가득히 노래 '상록수'를 담은 뮤직 비디오가 재생이 됐다. 해당 노래는 국가보훈처가 4·19혁명 60주년을 맞은 올해 대한민국을 넘어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전세계 의료진에게 헌정하는 곡으로 다시 만든 곡이다. 온 국민이 단합해 위기의 순간들을 이겨냈던 것처럼 지금의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자는 희망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이번 기자회견도 탁현민 의전비서관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에도 탁 비서관이 리허설하는 모습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청와대는 이날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기자회견 50분전에 소독을 진행하기도 했다.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 byd@mk.co.kr / 김정은 매경닷컴 기자 1derland@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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