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000시대의 도래는 묵묵히 국내 주식을 담아왔던 장기 투자자들에게 큰 희소식이다.
장기적으로 수익을 추구하는 금융상품 중 하나인 어린이펀드 투자자들도 마찬가지다. 최근 수년간 수익률이 변변치 않아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어린이펀드가 코스피 3000시대를 맞아 적지 않은 과실을 누리고 있다.
목돈이든 적립식이든 꾸준히 계좌만 유지했다면 크게 빛을 본 셈이다. 여기에다 최근 자녀들의 주식계좌를 만들어 주는 부모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어린이펀드가 다시 부각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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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아이도 삼전 주주로…'파파·마마 개미' 급증
지난해 동학개미 열풍으로 가정에서도 달라진 풍경이 있다. 자녀를 사이에서 "내 이름으로 산 주식은 없느냐?"라는 질문이 스스럼없이 나올 정도다. 실제 자녀들에게 주식계좌를 만들어 주식을 미리 사주려는 '파파개미', '마마개미'들도 열풍처럼 늘고 있다. 자녀 이름으로 미리 주식을 사줘 아이들에게 투자에 대한 개념을 심어주면서 장기투자 수익까지 노리기 위해서다.
최근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8월 미성년자(만 19세 미만)의 주식 계좌는 29만1080개로 직전연도인 2019년 9만3332개의 3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말 신규로 개설된 미성년자 계좌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을 감안할 경우 지난해 새로 신설된 미성년자 계좌 수가 훨씬 더 많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실 자녀를 위한 투자의 원조는 어린이펀드다. 증시가 활황이던 십수 년 전 아이를 낳으면 적금 대신 적립식 어린이펀드를 듣는 부모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전까지 국내 주식형 어린이펀드는 수익률이 변변치 않으면서 관심 밖에서 멀어지거나 따가운 눈총을 받기도 했다. 보유종목이 국내 주식으로만 구성되면서 성과가 두드러지지 못했다.
어린이펀드의 경우 세뱃돈이나 용돈을 주는 명절이나 어린이날에만 이벤트성으로 반짝 부각되는데 그쳤다. 변변치 못했던 성과에 더해 일반 펀드에 비해 혜택이 크지 않고 수수료는 인덱스펀드(0.1~0.2%)보다 훨씬 비싼 연 1~2%대여서 메리트가 크지 않다는 지적도 꾸준히 나왔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 국내 증시가 크게 오른 데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대형주를 중심으로 탄력을 받으면서 어린이펀드 수익률도 환골탈태했다. 국내 주식형의 경우 코로나 이전까지 어린이 펀드의 평균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펀드가 태반이었지만 현재 1년 수익률은 40~50% 선으로 훌쩍 뛰었다.
◇ 어린이 펀드 장기투자 성과 '반짝'
현재 설정액 10억원 이상 어린이펀드는 스무개 정도가 존재한다. 가장 최근에 설정된 펀드가 2017년으로 그 이후에는 신규 펀드 출시는 전무하다. 설정액 자체는 거의 크게 늘지도 크게 줄지도 않았는데 펀드별로는 설정액이 줄어든 펀드가 더 많다.
설정액 500억원 이상인 펀드는 미래에셋우리아이3억만들기펀드, 신한BNPP엄마사랑어린이적립식펀드, 미래에셋우리아이세계로적립식펀드, 한국밸류10년투자어린이펀드, NH아문디아이사랑직립식펀드 등이 있다, 이들 펀드의 1년 수익률은 나란히 40%대로 양호하지만 3년 수익률이 1년 수익률을 오히려 크게 밑돌면서 최근 증시가 오르면서 수익률이 크게 오른 것을 알 수 있다.
보유종목을 살펴보면 시가총액 상위종목이 대부분으로 미래에셋우리아이3억만들기펀드의 경우 삼성전자와 현대차, 네이버, SK하이닉스, 엔씨소프트, KB금융, LG화학, 삼성전자우, SK텔레콤, SKC를 담고 있다. 미래에셋우리아이세계로적립식펀드 역시 국내 주식형 펀드로 상위보유종목 구성이 동일하다. 이들 펀드들은 국내 주식이 60%대, 해외주식이 10%대다.
신한BNPP엄마사랑어린이적립식펀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모비스, LG화학, 현대차, NAVER, 한국금융지주, 카카오, 삼성물산, 롯데케미칼 등을 상위종목으로 담고 있고 자산 가운데 95.8%가 국내 주식으로 담고 있다.
NH아문디아이사랑적립식펀드도 삼성전자, NAVER, SK하이닉스, LG화학, 삼성바이오로직스, 카카오, SK이노베이션 등 시총 상위주 위주로 구성돼 있다. 한국밸류10년투자어린이펀드는 삼성전자와 와이지엔터테인먼트, CJ제일제당, 기아차, LG화학, 금호석유, SK하이닉스, 삼양식품, 현대백화점, 삼성SDI로 소비주와 엔터주가 포함된 것이 눈에 띈다.
주로 대형주가 많이 편입돼 있고 최근 개인 투자자들이 장기 투자목적으로 대형주들을 꾸준히 사 모으는 추세인 만큼 최근 증시가 크게 올랐음에도 상대적으로 조정이 덜하거나 안정적일 수 있다. 펀드의 경우 종목을 골라야 하는 직접 투자와 달리 여러 종목을 분산투자한다는 측면에서는 장기투자에 더 적합하다.
한편 자녀 이름으로 주식계좌 개설이나 펀드를 가입하려는 경우 증권사 지점이나 은행을 직접 방문해야 한다. 3개월 이내 발급받은 주민등록초본과 가족관계증명서, 부모의 신분증과 도장이 필요하다.
본래 자녀 이름으로 펀드나 주식을 살 경우 증여 신고를 해야 하지만 펀드는 실제 증여 목적이 아닌 학자금 마련 등 사회 통념상 필요한 자금활용 목적의 경우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주식계좌의 경우 미성년자는 증여액이 10년내 2000만원을 넘으면 증여일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안에 신고, 납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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