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0 (월)

삼성생명 점거투쟁 1년…암환자 4명 "약관대로 지급하라" 한결같은 목소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서울

삼성생명. 권오철 기자 konplash@sportsseoul.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스포츠서울 권오철 기자] 13일, 삼성생명에 암보험 미지급금을 요구하고 있는 ‘보험사에 대응하는 암환자 모임’(보암모) 암환자들의 삼성생명 서초사옥 고객센터 점거투쟁이 1년을 맞았다. 여전히 고객센터에는 암환자 4명이 남아 “약관대로 보험금을 지급하라”고 목소리를 냈다.

보암모 회원들을 비롯한 삼성피해자공동투쟁은 이날 삼성생명 서초사옥 앞에서 ‘보암모 삼성생명 고객센터 농성투쟁 1년 집회’를 열었다. 보암모 회원들은 지난해 1월 14일 면담을 목적으로 고객센터를 찾아갔다가 삼성생명 측이 면담에 응하지 않으면서 계획에 없었던 점거를 시작해 1년째 이어오고 있다.

점거 초기에는 30여명으로 시작했으나 전원 암환자로 구성된 탓에 몸상태와 우울증 등이 악화하면서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대부분 집으로 돌아갔고 현재 4명이 남은 상황이다. 삼성생명 설계사 출신 김근아 보암모 대표는 그 4명 중 한 명이다. 김 대표는 이날 전화연결을 통해 지난 1년간의 소회 및 현재 내부 상황을 전했다.

김 대표는 “암에 걸리면 치료를 잘 받기 위해 암보험에 들었는데 더 나은 환경에서 치료받기는커녕 10억원대가 넘는 5건의 고소·고발까지 당하며 삼성생명 건물 안에서 365일을 갇혀 살게 될지는 꿈에도 몰랐다. 우리에 갇힌 짐승처럼 25개의 cctv 감시와 보안요원들의 경계·주의를 받아가며 이동할 수 있는 곳은 화장실 뿐이다. 화장실에서 수건으로 몸만 닦아가며 제대로 목욕 한 번 하지 못하고 햇볕 한 번 쬐지 못한 채 소파 위에서 잠을 자며 1년을 견뎌왔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곳에서 암환자들은 폐·심장이상, 당뇨, 고혈압, 저체온증, 근육통증, 피부발진과 장폐색증, 허리디스크, 우울증, 수면장애 등으로 건강이 더 악화돼 수차례 구급차에 실려 나가야 했다. 위급한 상황으로 퇴거해 나가는 일이 생길 때마다 남은 사람들은 갈팡질팡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남아 있는 4명은 가족들에 대한 걱정과 그리움으로 뼈속까지 골병이 들어 모두 약으로 버티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이어 “이런 암환자들에게 삼성생명은 ‘직접치료가 아니다’, ‘주치의 소견이 필요하다’, ‘판례 때문에 못 준다’ 등의 이유를 들며 보험금지급을 거절해 왔다. 삼성생명에서 설계사 교육을 담당했을 때는 물론 20년 넘게 보험료를 내는 동안에도 삼성생명이 보험금을 주지 않기 위해 주장하는 보험금 지급 제한 사유들을 단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고 교육한 적도 없다. 지금 삼성생명이 핑계 대는 부지급 사유는 우리가 가입한 보험계약 내용이 아니다. 2014년, 2019년 약관이 개정됐고 이후 개정된 약관 내용을 핑계로 주지 않고 있다. 삼성생명은 보험금을 약관대로 지급하라”고 주장했다.

보암모와 삼성생명이 서로 대치하고 있는 갈등의 쟁점은 암환자의 요양병원 입원에 따른 암 입원 보험금 지급 여부다. 통상 암환자는 병실 부족 등의 이유로 암 수술 후 7일 이내 퇴원을 하게 되는데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 경우 요양병원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이때 요양병원 입원 및 치료에 대한 보험금 지급에 대해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삼성생명은 2018년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보험금 지급 권고를 받았으나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이어 지난해 금감원으로부터 중징계인 ‘기관경고’를 받고 금융위원회의 최종 확정을 앞두고 있다.
konplash@sportsseoul.com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