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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저축은행, 대출 특별관리 주문에 리스크 관리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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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파이낸스

시중은행 대출이 새해 들어 다시 급증하자 금융당국이 조정에 나선 가운데, 저축은행 역시 대출 증가에 따른 예대율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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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비즈=권영준 기자] 금융당국이 시중은행 대출을 조이면서 제2금융권 대출이 증가하는 현상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복되고 있는 가운데 저축은행들도 대출 증가에 따른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도규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12일 금융리스크 대응반 화상 회의를 열고 은행권을 향해 “최근 급증했던 고액 신용대출, 특히 긴급생활사업 자금으로 보기 어려운 자금대출에 대해선 특별히 관리를 강화를 해달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전날에도 주요 은행 여신담당 임원들과 긴급 점검 화상 회의를 열고 대출 관리를 주문하기도 했다.

금융당국이 시중은행 대출 증가세를 우려하는 이유는 대출 자금이 특정 자산, 특히 주식 시장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주식 시장은 연초부터 코스피지수가 3200선을 넘어서며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와 같은 대출 증가세가 이어진다면, 곧 시중은행은 금융당국 주도 아래 대출 조이기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저축은행 업계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시중은행 대출을 조이면 제2금융권 대출 증가로 이어진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말 기준 저축은행의 대출잔액은 74조3955억원으로 전년 동기(65조504억원) 대비 약 9조원이 넘게 증가했다. 증가율만 17.1%이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눈에 띈다. 저축은행 가계대출 잔액 추이를 살펴보면, 올해 1분기 26조8348억원에서 2분기 27조7546억원, 3분기 29조5913억원으로 파악됐다. 특히 2분기에서 3분기 증가폭은 1조8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이는 한국은행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3년 1분기 이후 최대치다.

다행히 저축은행의 대출 증가는 흔히 말하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부동산 투자)이나 ‘빚투’(빚내서 주식 투자)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대출 급증세를 모니터링한 결과 대부분 4등급 이하 차주에서 나왔다”라며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취약차주들의 생계형 대출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분석했다.

저축은행 대출이 취약차주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향후 리스크 관리가 그만큼 디테일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시중은행 대출을 조이고 있는 것과 달리 저축은행 대출 증가세 관리에는 조심스러운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저축은행은 일단 예금 금리 조정에 나섰다. 올해부터 저축은행 예대율 기준이 110%에서 100%로 조정됐다. 예대율은 예금잔액에 대한 대출금잔액의 비율이다. 따라서 대출이 증가하면 그만큼 예금비율도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오는 2월 오픈뱅킹 시행에 발맞춰 특판 상품도 내놓을 예정이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취약차주 중심으로 대출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가 지속될 경우 금융리스크의 요인이 될 수 있다”며 “리스크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손실 흡수 능력을 확충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young070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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