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유독 지치고 힘든 연말이지만, 올해도 대구 키다리 아저씨가 어김없이 찾아왔습니다. 10년 동안 10억여 원을 기부한 그는 나눔이 자신과의 약속이었다며 올해를 끝으로 익명 기부를 마치겠다고 밝혔는데요, 또 나눔을 통해 즐거웠다며 감사의 편지도 남겼습니다.
박정 기자입니다.
<기자>
어제(23일)저녁 대구 사회복지 공동모금회로 걸려온 한 통의 전화.
이맘때면 찾아오는 키다리 아저씨였습니다.
인근 식당에서 만난 모금회 직원에게 건넨 봉투에는 오천만 원이 들어 있었습니다.
키다리 아저씨가 해마다 모금회를 찾은 것도 어느덧 십 년.
그는 나눔이 자기 자신과의 약속이었고 익명 기부는 올해가 마지막이라면서 편지 한 통을 남겼습니다.
편지에는 정작 자신이 나눔을 통해 많은 즐거움과 행복감을 느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또 자신이 번 돈의 3분의 1은 나눔의 몫이라고 생각했고 다른 '키다리 아저씨'들이 나눔에 동참해 주기를 바란다고도 적었습니다.
[김찬희/대구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모금 담당 : (키다리 아저씨) 본인이 스스로 마중물이 되시고…. 그리고 더 많은 분들이 동참해 달라는 뜻을 이어서, 더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신다면 좀 더 아름다운 사회가 되지 않을까….]
지난 2011년부터 키다리 아저씨가 전달한 기부금은 10억 3천 5백여만 원, 대구의 개인 누적 기부액 가운데 가장 많습니다.
키다리 아저씨는 앞으로 다른 형태의 나눔을 실천하겠다는 말도 남겼습니다.
[김용수/대구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모금사업팀장 : 키다리 아저씨로서 방문하는 것은 마지막이신 것 같고…. 평소에도 (익명 기부) 말고도 여러 가지 나눔을 많이 실천하고 계신 것 같아요. 그리고 앞으로도 그 나눔은 계속 이어서 (하실 것 같습니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연말이면 우리를 찾아 준 키다리 아저씨, 코로나19로 힘든 요즘, 이제는 더 이상 그를 만날 수 없지만, 온정을 더해 줄 또 다른 키다리 아저씨를 기다려 봅니다.
TBC 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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