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거리두기 상향 변수…고용상황 개선되긴 어려워"
"수출 호조, 고용 긍정적 영향 크지 않아…내년 전망 어두워"
취업자수가 외환위기 이후 최장기간 감소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12월 고용지표는 더 악화될 전망이다. 이달 초 수도권에 거리두기 2.5단계 조치가 실시됐지만, 11월 지표에는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기후행적인 고용지표의 특성상 취업자수는 내년 상반기까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16일 ‘11월 고용동향’ 설명회에서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이달 8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수도권 2.5단계, 전국 2단계로 격상됐다. 여러가지 변수가 작용할 것으로 보는데 고용 상황이 더 개선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지난 10일 서울 명동 거리의 모습./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지난달 취업자는 2724만1000명으로 1년 전보다 27만3000명 줄었다. 취업자수는 9개월 연속 줄면서 외환위기가 발생했던 1998년 1월부터 1999년 4월까지 16개월 연속 감소 이후 21년여 만에 최장 기간 감소세다. 특히 지난달에는 제조업 취업자수가 11만3000명 줄어 지난해 2월(-15만1000명) 이후 20개월 만에 감소폭이 가장 컸다.
일부 실물지표가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고용지표는 당분간 부진세를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11월 지표의 경우 조사가 지난달 15~21일 진행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1.5단계에 머물던 기간이었다. 당장 다음달 발표될 12월 고용동향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상향 조치가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고용시장을 지탱하던 제조업에서 일자리가 줄어들기 시작한 가운데 거리두기 상향 조치가 반영되면 대면서비스를 중심으로 추가적인 고용 악화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당초 12월에는 고용지표가 개선될 여지가 있었지만 코로나3차 확산으로 상황이 달라졌다"며 "각 기업이 추가적으로 고용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라 전반적인 고용사정은 지금의 흐름이 지속되거나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세도 고용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크지 않다는 진단이 많다. 반도체, 화학 등 수출 주력업종은 고용유발 효과가 워낙 낮은 데다 최근에는 수출의 일자리 창출 효과는 더욱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우리나라 수출의 취업유발계수(10억원의 재화를 만들 때 창출되는 고용자 수)는 2016년 7.7명에서 2017년 7.0명으로 크게 약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자동화·기계화 생산이 늘어나 수출이 호황이더라도 취업이 늘어나지 않는 구조적 원인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주요 전망기관들은 내년 고용상황도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취업자수가 13만명 늘어나는데 그칠 것으로 봤다. 석 달 전에는 20만명으로 전망했던 것을 8월 코로나 2차 확산을 반영해 하향 조정한 것이다. 다만 이 전망치 역시 3차 확산 여파는 반영하지 않은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달 7일 ‘경제동향 12월호’를 발표하면서 "11월 중순 이후 국내 코로나19 확산세로 상용직 고용 부진이 지속할 것으로 보이고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중규모 이상의 사업체에서도 상용직의 고용 부진이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심화될 수록 고용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봐야 한다"며 "국내 백신확보 상황이 여타국 대비 부진한 상황임을 감안하면 내년 고용 상황도 밝게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조은임 기자(goodnim@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