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전에 설치된 오염수 저장탱크의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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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에 보관 중인 오염수 관련 정보가 부족하다며 ‘방출 결정은 일본의 주권 사항이기 때문에 한국 정부와 협의할 뜻이 없다’는 일본 정부의 입장에 반박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7일 기자들과 만나 “(한국 쪽이) 일본이 (오염수 방출과 관련해) 갖고 있는 계획이 안전할지 여부에 대해 판단할 정보를 요구할 권리가 있다”며 “유엔 해양법협약에 따른 정당한 국제법 귄리”라고 말했다. 지난달 20일 주한 일본대사관 당국자가 한국 외교부 출입 기자들과 만나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발생한 오염수의 해양 방출에 대한 결정은 “주권국가”로서 일본 정부 고유 권한이지 한국 정부와 협의할 사항은 아니라고 못 박은 데 대한 반응이다. 당시 일본 쪽은 한국 정부가 요청할 경우 오염수 방출이 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추적하는 공동조사에는 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런 일본 쪽 판단에 “동의할 수 없다”며 한국 정부가 방출 결정과 검증 과정 모두에 대해 협의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은 일본의 주권적 결정 사항”이라고 밝힌 점을 고려하면, 일본 쪽에 방출의 안전성 관련 정보가 확보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 당국자는 “일본 정부에 대해서는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버릴지, 버리고자 하는 계획이 제대로 이행될지에 대한 정보 공유를 요청하고 (방류 방식에 대한) 결정이 이뤄지면 어떻게 검증할 지에 대해 여러 주체들과 이야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가 조만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 결정을 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제사회에서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외교부 당국자는 “우리만큼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표명하는 나라가 현재로선 없다”고 말했다. 이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후쿠시마 사태에서 기인한 방사성 핵종이 미국 식품 공급에서 공중 보건 문제를 제기할만한 수준이라는 증거가 없다”는 2014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발표나 식품의약국과 환경청(EPA), 해양대기청(NOAA)의 공동 발표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처리되지 않고 배출된 오염수에 대한 연구 결과였으니, 다핵종 제거작업 뒤 희석해 배출하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는 게 합리적 추론이라는 것이다.
다만 이 연구들은 ‘피폭량 기준을 초과한 일본 까나리 등은 일본 해안 바깥으로 이동하지 않는다’거나 ‘미국에 수입된 해산물에 대한 검사 결과’ 등 미국에 미치는 영향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후쿠시마 오염수의 ‘안전성’을 직접적으로 가늠하는 척도로 차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외교부 쪽도 현재 일본의 오염수 방출 계획이 실제 안전할지 판단하기에는 제공된 정보가 너무 적다고 보고 있다. 이에 정부는 일본 정부, 국제원자력기구(IAEA), 주변국을 대상으로 관련 우려를 전하며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현재까지 오염수의 처리 방식과 시기에 대해 확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애초 2022년 여름께 원전 부지 내 보관 중인 오염수 저장 탱크가 포화할 것으로 보고 일본 정부가 올 하반기에는 해양 방출 결정을 발표하리라 예상됐으나 강수량 감소 등으로 저장 탱크 포화 시점이 대략 2023년 봄께로 추정돼 일본 정부의 결정도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 일본 정부는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이하 알프스)를 통해 방사성 물질을 정화해 보관하고 있는데, 처리 작업 이후에도 삼중수소(트리튬)와 방사성탄소(C14)는 남는다. 이에 일본 정부는 ‘처리수’를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가 권고하는 연간 허용 방사선 피폭량인 1밀리시버트(m㏜) 이하로 낮춰 방출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실제 어떻게 이행될지는 미지의 영역이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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