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진행 중인 영업비밀 침해 소송의 최종 판결이 26일(현지시간) 발표되는 가운데, 이와 별개로 이뤄지고 있는 양사 간 특허침해 소송 관련 상이한 배터리 제조 방식에도 눈길이 쏠린다.
◆LG vs SK, '영업비밀 침해 소송' 1차 배터리 전쟁 종료
25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26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약 1년 6개월간 벌여왔던 2차 전지 관련 영업비밀 침해 소송의 최종 판결을 앞두고 있다. 이는 지난 2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가 조기 패소 예비결정을 내린 후, SK이노베이션이 이의제기하면서 이뤄진 재검토에 따른 판결이 나오는 것이다.
앞서 지난해 4월 LG화학은 2017년부터 2차전지 관련 핵심기술이 SK이노베이션에 다량 유출됐다며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LG화학은 당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에 SK이노베이션의 셀, 팩, 샘플 등 미국 내 수입 전면 금지와 함께 SK이노베이션의 전지 사업 미국 법인 소재지인 델라웨어 지방법원에 영업비밀 침해 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이미 업계에서는 LG화학이 유리한 위치를 점했다고 보고 있다. 국제무역위원회에서는 영업비밀 침해와 관련 그간 예비결정이 한 번도 뒤집힌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제무역위원회가 조기 패소 예비결정을 그대로 수용해 최종 판결을 내릴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지난 2월 예비결정 당시 국제무역위원회가 영업비밀 침해 소송 전후 과정에서 SK이노베이션의 증거 훼손과 포렌식 명령 위반을 포함한 법정 모독 행위 등에 제재를 가한 것으로 해석됐다. 다만 SK이노베이션의 이의제기에 대해 국제무역위원회가 '전면 재검토'를 언급한 만큼,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국제무역위원회의 예비결정이 그대로 수용된다고 하더라도, SK이노베이션의 미국 내 2차 전지 사업의 향방은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SK이노베이션은 패소하게 될 경우, 일단 현재 미국 조지아주 내 짓고 있는 배터리 공장의 가동 중단뿐 아니라 미국 내 수입 전면 금지 등의 조치가 이뤄진다. 사실상 미국에서 영업을 할 수 없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하지만 LG화학과의 상호 합의를 통한 협상, SK이노베이션의 지역사회 기여에 따른 공익 여부를 고려한 미국 행정부의 '비토(거부권)' 행사 등으로 향후 SK이노베이션의 미국 내 영업이 가능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아직 특허침해 소송 남아…다른 '배터리 제조법'에 주목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 별개로 국제무역위원회에서 특허침해 소송도 진행 중이다. 앞서 LG화학은 지난해 9월 SK이노베이션과 SK이노베이션 전지 사업 미국법인을 상대로 국제무역위원회에 배터리 기술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오는 12월 10일과 11일 양일간 이와 관련한 특허침해 소송 청문회가 화상으로 열릴 예정이다. 2차전지 핵심 소재인 SRS 미국 특허 3건, 양극재 미국 특허 1건 등 SK이노베이션이 총 4건을 침해했다는 게 LG화학의 주장이다.
이런 가운데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다른 배터리 제조 방식도 주목된다. 양사가 배터리 특허 기술 침해 관련 소송을 진행 중인 만큼, 상이한 배터리 제조 방식도 소송에 영향을 미치는 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LG화학은 '라미 앤 스태킹'과 '스태킹 앤 폴딩', SK이노베이션은 '지그재그 스태킹'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LG화학의 주요 공법인 라미 앤 스태킹은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이 합쳐진 개별 셀 수십 개를 쌓아 올린 다음, 그 꼭대기 층에 분리막과 음극으로 구성된 개별 셀을 붙이면 하나의 배터리가 완성되는 방식이다. 또한 SK이노베이션의 지그재그 스태킹은 분리막을 지그재그 방식으로 접어, 그 사이 사이에 양극재와 음극재를 넣는 방식이다. 양사가 배터리를 제조하는 공법이 상이한 것이다.
한편 삼성SDI도 최근 기존 와인딩 방식에서 지그재그 스태킹 방식도 병행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헝가리 괴드 배터리 공장에 신규 4개 라인을 증설하고 있으며, 향후 지그재그 스태킹 방식에 의한 생산량을 점차 늘려갈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공법 변경의 이유에 대해 배터리 내부의 공간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고, 이에 따라 전기차 주행거리가 늘어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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