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비즈=오현승 기자] 1년 반가량 이어져 온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간 영업비밀 침해 소송이 오는 26일(현지시간) 최종 판결을 앞두고 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판정 결과를 비롯해 향후 두 회사의 합의 도달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양사 간 ‘배터리 분쟁’은 지난해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LG화학은 지난해 4월 29일 ‘2차전지 관련 영업비밀 침해’를 이유로 SK이노베이션의 셀, 팩, 샘플 등의 미국 내 수입을 전면 금지해달라고 미 ITC에 요청했다. 또 SK이노베이션의 전지사업 미국 법인(SK배터리 아메리카) 소재지인 델라웨어 연방지방법원에 영업비밀침해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제기했다. ITC는 올해 2월 14일 양사 간 2차전지 영업비밀침해 소송과 관련해 SK이노베이션 측의 증거인멸 행위 정황을 이유로 ‘조기패소 판결(Default Judgment)’을 내렸다. 이는 LG화학의 주장을 인정해 ‘예비결정(Initial Determination)’을 내린 것이다.
종전의 조기패소 판결이 최종 유지되면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셀 등 핵심 부품 및 소재를 미국에 수출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과 사태 해결에 나설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초 최종 판결일은 지난 5일이었다가 약 3주 미뤄졌으나, 그 사이 양사는 현재까지 극적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ITC가 일방적으로 SK이노베이션이 패소하는 판결을 내리기는 어려울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시간주 및 오하이오주에 적극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LG화학뿐만 아니라 SK이노베이션도 조지아주에 배터리 공장 2곳을 건설하며 미국 내 투자, 고용 등 경제적 효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 공장이 있는 조지아주를 비롯해 폭스바겐, 포드 등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는 완성차 업체들은 SK이노베이션을 옹호하는 입장이다.
한편 양사 간 소송전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최종판결이 나와도 양사 모두 항소를 할 수 있는 데다 또 이번 소송과 별개로 특허침해 소송도 진행 중이라서다. 반면 두 회사가 어떤 식으로든 극적 합의에 도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이 경우 합의금 규모, 이사회 및 투자자 설득 및 기업 이미지 훼손 최소화 방안 등이 풀어야 할 과제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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