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정책 등 입장차만 확인
최근 코로나가 재확산하면서 2차 대유행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의과대학 정원 확대, 원격의료 등으로 갈등을 빚은 보건 당국과 의료계가 한 달여 만에 서로 대화를 제의해 마주 앉았지만, 일단 양측 이견을 끝내 좁히지 못한 것이다. 의협은 이날 "오는 21일 예고된 인턴·레지던트(전공의) 집단 휴진과 26~28일 제2차 의사 총파업을 예정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의료계 평행선 주장
의협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들과 의·정 간담회를 가진 이후 "2시간 동안의 논의에도 불구하고 양측의 입장 차이만을 확인했다"며 "대화 제안에 대하여 환영한다면서도 정책의 철회가 불가능하다는 전제를 그대로 회의장까지 가지고 온 보건복지부에 유감"이라고 밝혔다. 복지부도 "의사협회 등 간담회 참석자들은 의대 증원, 공공의대 철회 및 첩약 폐지를 정부가 우선 선언한 이후에만 대화할 수 있다고 했다"며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대화는 종료됐고 그럼에도 정부는 지속적인 대화를 요청하며 앞으로도 계속 논의하고 협의해가겠다"고 했다.
앞서 지난 18일 의협이 먼저 "정부·의료계 긴급 간담회를 갖자"고 제안했고 30분 만에 복지부 측에서 수용 의사를 밝히면서 양측은 이날 의·정 간담회를 개최하게 됐다. 간담회 직후 박능후 장관은 "정부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화하자 했지만 의료계에선 모든 정책을 철회하라 그래서 의견 격차가 있었다"고 말했다. 김대하 의협 대변인은 "복지부가 기존 정책을 유지한다는 전제가 있어 도저히 합의를 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의대생들, 국가고시 거부
서울대 의대 본과 4학년 재학생 150명 중 124명이 정식 의사가 되기 위한 관문인 의사 국가고시 응시를 19일 취소한 것으로 이날 확인됐다. 의대 정원 확대, 첩약 급여화 등 정부의 의료 정책에 반발해서다. 전날 전국 37개 의대 및 3개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의 학생협회인 대한의과대학학생협회 소속 국가고시 응시자 대표들 역시 국가고시 응시를 취소했다. 이기윤 서울대 의대 본과 4학년 대표는 "서울대뿐 아니라 다른 39개 의대나 의전원 국가고시 응시생 대다수도 국가고시 응시를 취소할 예정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의대생들이 정부 정책에 반발해 집단으로 의사 국가고시 응시를 거부한 것은 2000년 의약분업 이후 처음이다. 김현숙 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장은 "학생들이 응시 취소 신청한 것이 맞고, 본인이 신청했으므로 시일이 걸려서 그렇지 취소가 되는 건 맞는다"고 했다.
[양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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