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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OECD 사무총장 3연임 포기, 강경화 차기수장 도전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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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 모임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2006년부터 이끌고 있는 앙헬 구리아(70) 사무총장이 4선 도전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15년만에 새로운 OECD 수장을 선출하는 절차가 시작된다. 한국도 후보자를 낼 지 여부가 관심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1961년 설립된 OECD는 동양인 사무총장이 선출된 적이 없다.

구리아 사무총장은 10일(현지 시각) 성명을 내고 “14년간 OECD를 이끌면서 회원국들을 위해 봉사하는 마음으로 노력을 해왔다”며 “더 이상 임기를 이어가려는 노력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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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 중국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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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인으로서 고국에서 재무장관과 외무장관을 지낸 구리아 사무총장은 2006년 라틴아메리카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OECD 사무총장으로 선출됐다. 그는 회원국들의 동의를 얻어 5년 임기를 두번 연장했으며, 세번째 임기가 내년 5월까지다. 한번 더 도전해 임기를 20년 채울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지만 스스로 포기했다.

OECD 주변에서는 미국이 구리아 사무총장의 장기 재임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 정설이다. OECD 각 회원국에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OECD는 조만간 차기 사무총장 선출 절차를 시작한다. 오는 9~10월에 각 회원국이 후보자를 내고 내년 2월까지 심층 인터뷰가 이뤄진다. 이후 후보를 압축한 다음 내년 3~4월쯤 회원국 협의를 거쳐 차기 사무총장을 선출하면 내년 6월부터 5년 임기를 시작한다.

아직 차기 OECD 수장에 도전하는 나라가 윤곽을 드러내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나 일본에서 후보를 낼 지도 관심거리다. OECD는 유럽·북미 중심의 선진국 모임이기 때문에 중동의 이스라엘·터키를 빼면 실질적인 아시아 회원국은 한국과 일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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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세계 재외공관장 회의를 화상으로 주재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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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외교 소식통들 사이에서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OECD 사무총장에 도전해볼만 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유럽의 한 외교 소식통은 “최근 국제기구 수장에 여성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고 강 장관이 영어가 능통하지 않느냐”며 “외교부 장관으로 3년 넘게 재임중인 강 장관이 다음 자리로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유엔에서 근무했던 강 장관이 이미 국제기구 경험을 갖췄다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다만 OECD가 경제가 중심이 되는 기구라서 강 장관이 걸어온 길과 다소 거리가 있다는 말도 있다. 또한 OECD는 본부가 파리에 있고 불어를 영어와 함께 공식 언어로 지정하고 있기 때문에 사무총장이 불어를 어느 정도 구사할 줄 아는 것이 당연시된다는 점도 한국인이 도전하기에는 장벽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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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에 도전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1일 WTO 본부가 있는 스위스 제네바로 가기 위해 출국하면서 인터뷰에 응한 모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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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OECD 사무총장 도전은 WTO(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 선출과 연동돼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WTO 사무총장에 도전한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당선될 경우 선진국들이 OECD 사무총장까지 한국에 몰아줄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얘기다.

반대로 유 본부장이 WTO 사무총장 도전에 실패할 경우 한국 정부가 OECD 사무총장에 후보를 내며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차기 WTO 사무총장은 오는 10월쯤 선출될 예정이다.

[파리=손진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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