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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핵심지지층 3040 반감에… '대선 악영향' 판단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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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 들끓는 부동산] [21번의 실패] [1] 이해찬 이례적 부동산 사과, 왜

조선일보

더불어민주당 이해찬〈사진〉 대표는 3일 당 지도부 회의에서 "최근 부동산 시장이 매우 불안정해서 국민 여러분께 대단히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 대표는 "현재 규제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내 집 마련과 주거 불안감 해소를 위해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대책을 당에서 신속히 마련하겠다"며 "송구하다"는 말을 두 차례 반복했다.

이 대표가 현안에 대해 빠르게 사과 메시지를 낸 것은 이례적이다. 민주당은 그만큼 부동산 폭등으로 인한 민심 이반이 심상치 않다고 보고 있다. 한 수도권 의원은 "민심이 바닥부터 출렁이는 것 같다"며 "특히 핵심 지지층인 3040세대 민심이 나빠지는 것 같다"고 했다.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부동산 폭등의 '열매'를 정권 인사들이 누리고 있다는 데 대한 국민적 분노와 박탈감이 상당한 상황"이라며 "생애 최초 주택을 구입하려는데 대출이 막힌 3040의 반감이 엄청나다"고 했다. 서울 강남에 아파트를 가진 다주택 정부 고위 인사들이 정권 차원의 '1주택' 방침을 따르지 않고 있거나 강남 집은 놔두고 지방의 아파트 등을 파는 것 등이 민심 이반을 키웠다는 것이다. 이날 민주당 지도부 회의에서 김해영 최고위원도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 신뢰 회복이 급선무인 시기에 다주택 처분 권고를 받고도 일부 청와대 참모가 따르지 않는 모습에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부동산 가격을 잡지 못하면 내년 재·보궐선거, 내후년 대선·지방선거에도 악영향을 끼칠까 우려하고 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종합부동산세법 등 12·16, 6·17 부동산 대책의 후속 입법을 7월 국회에서 추진하겠다"며 "정부 정책 강도가 부족하거나 제도 허점이 있다면 더 채우고 보완하겠다"고 했다. 박광온 최고위원은 "종이호랑이가 아닌 투기 세력이 진짜로 무서워하는 실효성 있는 종부세가 반드시 실현돼야 한다"고 했다.

이날 한국갤럽 여론조사(만 18세 이상 1000명 대상, 표본오차 ±3.1%포인트 95% 신뢰수준)에서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은 50%를 기록했다. 지난 총선 후 5월 1주 차 때 71%를 기록한 이후 5주째 하락했다. 문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 이유 중 부동산 정책은 10%로, 북한 관계(16%), 경제·민생(12%)에 이어 3위였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부정 평가는 6월 3주 차 조사에선 3%였지만 2주 동안 7%포인트나 올랐다. 이런 탓에 "이번에 부동산을 못 잡으면 대통령 지지율 추락도 막을 수 없다"는 위기감이 민주당 내에 퍼지고 있다.

[원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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