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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이슈 동아시아 영토·영해 분쟁

중국 남중국해 인공섬에 생긴 담수 저수지...150년 걸릴 게 2년 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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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남중국해에 건설한 인공섬에서 담수 저수지가 발견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자연섬에선 150년 걸릴 일이 인공섬에선 불과 2년 만에 일어났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8일(현지 시각) 중국 광저우 남중국해 해양학 연구소 연구진이 중국 난사군도(南沙群島·스프래틀리군도) 파이어리 크로스 암초(Fiery Cross Reef·중국명 융수자오) 위에 건설된 인공섬에서 담수 저수지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연구진은 지난달 ‘수문학(Hydrology) 저널’에 이 같은 연구 결과를 게재했다.

조선일보

중국이 남중국해 파이어리 크로스 암초에 건설한 인공섬. /구글 어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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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자원이 풍부한 남중국해는 지난 1980년대부터 중국과 주변국 사이 영유권 분쟁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 외 브루나이와 말레이시아, 필리핀, 대만, 베트남 등이 난사군도의 섬이나 암초를 점유하고 있고, 그 위에 건물 등을 짓거나 인공섬을 만드는 등 점유권 강화 조치를 벌이고 있다.

파이어리 크로스 암초 위의 인공섬은 중국이 2014년 건설했다. 활주로와 미사일 발사대를 포함한 여타 군 시설이 들어서 있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이 섬을 남중국해에서 “가장 발달된” 인공 기지라고 부른다. 섬 크기는 2㎢가 넘는데 암초 시절 넓이의 10배 이상이다.

연구에 따르면 인공섬에 생긴 담수 저수지의 원리는 ‘담수 렌즈’ 현상이다. 섬에 내리는 빗물은 바다로부터 오는데 대부분이 진흙과 모래를 거쳐 지하로 샌다. 반면 담수는 그 위로 떠올라 렌즈처럼 생긴 경계면을 형성한다. 이는 바닷물과 담수의 밀도 차에 의한 것으로 담수가 바닷물에 비해 밀도가 낮아 가벼워서 위로 뜨는 것이다. 이를 담수 렌즈라고 부른다.

대개의 자연에선 담수 렌즈가 생기는 데 150년 정도가 걸린다고 SCMP는 전했다. 그러나 이 인공섬에선 불과 2년 만에 담수 렌즈가 나타났다. 현재 담수 저수지의 깊이는 7m 정도인데 연간 1m씩 깊어진다고 한다. 연구진은 2035년까지 15m 깊이까지 확장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저히 빠른 속도로 담수 렌즈가 생성된 데는 이 지역 자연 환경이 먼저 작용한다. 연구에 따르면 이곳 연간 강수량은 3000㎜에 육박한다. 중국 본토의 5배다. 그만큼 밀려드는 바닷물이 많다는 얘기다. 간척 작업도 담수 렌즈 현상을 가속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유사한 담수 저수지들이 다른 인공섬들에서도 만들어지고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담수 저수지는 담수를 바로 구하기 힘든 섬 거주민뿐 아니라 동식물에게도 중요할 전망이다. 수석 연구자인 지질학자 수허화는 “(저수지들은) 현지 주민들과 생태계의 중요한 수자원으로 기능한다”고 전했다. 다만 섣불리 담수를 활용했다간 담수 렌즈층이 쉽사리 무너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임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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