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교도통신, 美·日 외교 소식통 인용해 보도 / “韓 정부, 남북화해 우선시하고 親중국 성향”
지난해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회의 의장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와 인사한 뒤 발걸음을 옮기는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
“북한이나 중국을 대하는 한국의 자세는 기존 주요7개국(G7)과 달라 우려스럽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9월 미국에서 개최할 예정인 G7 정상회담에 한국을 초청한 가운데 일본 정부가 이같은 이유를 들어 미국 측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는 보도가 나와 주목된다. 미국은 북핵 등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일 공조가 굳건히 유지되길 원하지만 일본의 이런 태도 때문에 한·일 간 갈등의 골은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28일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G7 정상회의를 확대해 한국을 참여시키는 구상에 관해 미국 측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고 복수의 미·일 외교 소식통이 밝혔다.
보도 내용을 보면 일본 정부는 “북한이나 중국을 대하는 한국의 자세가 G7과는 다르다”며 우려를 표명했다고 한다. 이어 “현재의 G7 틀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사를 미국에 전달했다. 현재의 G7 구성원은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캐나다, 이탈리아, 그리고 일본 7개국이다.
일본 정부는 한국의 문재인정부가 북한 비핵화보다 남북 화해를 우선시하며 친(親)중국 성향을 보인다고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측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고 이번 확대 G7 정상회담도 중국의 팽창주의 억제가 주된 의제들 중 하나인 마당에 한국의 참여는 부적절하는 의미라고 교도통신은 설명했다.
이에 대해 미국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적인 판단을 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의 G7 체제가 옛날 시스템이라 세계 경제 문제를 논의하는 데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밝히며 러시아, 인도, 오스트레일리아, 한국 4개국을 참여시킨 주요11개국(G11)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G7 정상회담 초청 의사를 전화로 알리며 “브라질까지 참여시켜 주요12개국(G12)로 확대하는 건 어떻겠느냐”고 제의하기도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이 적극 호응하면서 오는 9월 G7 정상회담은 참가국이 대폭 늘어난 G12, 적어도 G11 회담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다만 중국은 G11 혹은 G12 정상회담이 사실상 ‘중국 포위망’에 해당하는 것으로 여겨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규모 기준으로 1위(미국), 2위(중국), 3위(일본)부터 13위까지 국가 중에서 중국만 쏙 뺀 12개국으로 G12를 구성한다는 것은 결국 경제 문제에 관한 국제적 의사결정 시스템에서 중국을 배제하겠다는 의도 아니냐는 것이다.
한국 일각에서도 중국의 반발 가능성을 들어 확대 G7 정상회담 참여를 두고 신중론이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에 흔쾌히 응했고, 청와대는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반겼다. 정부 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비교적 성공적으로 극복한 한국의 이른바 ‘K방역’을 전세계에 널리 알리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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