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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천안문이 금기어가 되는 순간, 일국양제는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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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천안문 집회 불허...곳곳에서 소규모 충돌

4일 홍콩 도심 곳곳에서 열린 중국 천안문(天安門) 사태 추모 집회에서 충돌이 빚어졌다. 이날 홍콩 당국은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이유로 30년 만에 처음으로 집회를 허락하지 않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밤 랭함 플레이스몰 인근 몽콕 지역에서 집회 참가자들이 도로 봉쇄에 나서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빚어졌다고 전했다. SCMP는 “사복 경찰로 보이는 남자들이 시민들을 멈추게 하기 위해 곤봉을 꺼냈다”며 “최루 스프레이도 사용됐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이날 “몽콕 지역에서 4명 이상을 연행했다”면서 “다른 지역에서는 별다른 충돌이 없었다”고 밝혔다. SCMP는 이날 밤 10시가 넘어서며 참가자 대부분이 해산했으며, 경찰도 코즈웨이베이와 빅토리아공원 등에서 대부분 철수했다고 전했다.

이날 열린 집회에서 시민들은 촛불을 들고 “일당독재 종식” “홍콩보안법 반대” 등의 구호를 외쳤다. 중국이 홍콩 내 반(反)국가 활동을 감시·처벌하는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선포할 예정인 가운데 홍콩 야권은 “홍콩보안법이 시행되면 톈안먼 추모 집회가 불법이 될 수 있다”며 “천안문이 금기어가 되는 순간 홍콩의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도 끝난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홍콩 언론이 전했다.

한편, 이날 빅토리아공원에서 열린 촛불 집회에서 리축옌 조직위원장은 집회를 마무리하며 “중국이 만든 국가보안법은 홍콩에 적용될 것”이라면서 “하지만 우리는 내년에도 빅토리아공원에 와서 우리와 함께 촛불을 켜자고 하겠다”고 했다.

[조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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