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8 (금)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제7호 송건호 대학사진상

한겨레

대상 ‘주문을 잊은 카페’ 변현승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제7회 송건호 대학사진상 수상작과 전시작이 발표됐다. 역대 최다인 585점이 출품되었고 대상은 한동대학교 심리·영상 복수전공 변현승씨의 ‘주문을 잊은 카페’가 받았고, 최우수상은 상명대학교 사진영상콘텐츠학과 윤웅씨의 ‘구 노량진수산시장’, 우수상은 백석문화대학교 미디어영상과 송태훈씨의 ‘사선에서’, 경희대학교 경영학과 김명수씨의 ‘휴’(休), 상명대학교 사진영상콘텐츠학과 장희수씨의 ‘이용원을 아시나요?’가 받았다. 덕성여자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김지혜씨의 ‘퀸’(Queen)을 포함한 19점이 전시작으로 선정됐다. 수상작과 전시작은 15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인사아트프라자 갤러리(02-736-6347) 2층에서 전시한다.

지난해 수상작들이 노동문제를 다룬 사진이 압도적으로 많았다면 올해는 5점의 수상작 모두 다른 관심분야를 파고들었다는 것이 특징이다. 대상은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의 환기, 최우수상은 시장의 현대화로 인한 그늘, 우수상 셋은 각각 화재현장, 인쇄노동자의 애환, 사라져가는 옛날식 이용원을 프레임에 담아냈다. 또 한 가지 올해 수상작의 특징은 사진 캡션에 특정인의 이름이 없다는 점이다. 지난해 대상 ‘가면을 벗고 그를 기억하다’엔 땅콩회항 사건의 피해자인 박창진씨가, 우수상 ‘엄마의 눈물’엔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씨가 찍혀 있어 사진 한 장이 사회적 관심사 한 가지를 상징하는 아이콘 같은 구실을 했다. 올해 수상작에도 인물이 들어 있는데 이들은 사진이 보여주려는 이슈의 대표적 인물이 아니다. 장애인, 시장 현대화, 화재현장, 인쇄노동자, 이용원 등이 대한민국 어디서나 찾아볼 수 있고 발생할 수 있는 장소이거나 사회적 문제이며 돌봐야 할 계층이라는 보편적 이슈의 한 장면이다. 보도사진의 소재와 현장이 어느 특수한 곳에만 존재하지 않고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우리 주변에서 바로 찾을 수 있다는 점을 미래의 사진기자를 꿈꾸는 대학생들이 알아차렸다고 해석할 수 있다.

심사위원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는 “대상을 받은 ‘주문을 잊은 카페’는 처음에는 할머니의 밝은 미소가 시선을 머물게 하지만 그 안에 치매, 발달장애인 그리고 함께하는 삶 등의 가치가 표현된 수작이었다”고 평가했다. 대상 수상자 변현승씨는 “사진 동아리를 시작으로 2년째 사진 활동을 하면서 정기적으로 영정사진 촬영 봉사를 해왔다. 평소 장애인과 치매환자 등 사회적 소외계층에 깊은 관심이 있었다. 대상이라니 믿기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김 교수는 “최우수상인 ‘구 노량진수산시장’은 노량진수산시장 이전 문제로 갈등을 빚었던 현장의 ‘현재’를 잘 표현한 작품이었다. 하나의 사건에는 다양한 측면이 존재한다. 사진은 사진으로 표현하기 좋은 순간에 집착할 가능성이 크다. 가장 극적인 순간을 통해 대상에 주목하게 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이 사진처럼 사건의 한 면이지만 전체의 이야기가 응축된 단면을 표현하는 것 역시 사진의 힘이다”라고 평가했다. 다른 심사위원 박지수 <보스토크> 편집장은 “우수상인 장희수의 ‘이용원을 아시나요?’는 이제 흔히 볼 수 없는 이용원과 이발사 부부의 모습을 안정감 있게 포착해 인상적이었다. 또 다른 우수작 송태훈의 ‘사선에서’는 위험한 화재현장에 접근해 속보성 높은 사진을 전달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었다. 마지막 우수작 김명수의 ‘휴’(休)는 커다란 윤전기에 기대고 고개를 떨군 지친 노동자의 얼굴을 통해 고단한 노동 현실이 환기된다. 이러한 수상작들 속에서 자신의 주변을 관찰하고자 하는 작은 의지와 실천을 읽을 수 있었다”고 했다. 또 다른 심사위원 이정우 <한겨레> 선임기자는 심사평에서 “카메라가 스마트폰 안에 들어옴으로써 사진을 일상 언어로 바꿨지만, 에이치디아르(HDR·High Dynamic Range·밝기가 다른 사진을 연속 촬영한 뒤 밝고 어두운 부분이 모두 잘 나온 한 장의 사진으로 합성하는 기능)가 널리 쓰이고 있다. 사진을 찍는 이도 인식하지 못한 채 자동으로 이 기능이 이루어지기도 한다”며 “아날로그 사진에선 합성이라 부르며 금기시했던 일들이 디지털 사진 세상에선 고민 없이 쓰이고 있다. 있는 그대로를 담아낸다는 뜻의 ‘사진’이라는 고유성을 지키려는 노력을 심사에 담았다”며 사진의 내용 외 다른 문제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한겨레

최우수상 ‘구 노량진수산시장’ 윤웅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겨레

우수상 ‘사선에서’ 송태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겨레

우수상 ‘휴(休)’ 김명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겨레

우수상 ‘이용원을 아시나요?’ 장희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언론, 한겨레 구독하세요!
▶네이버 뉴스판 한겨레21 구독▶2005년 이전 <한겨레> 기사 보기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