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과수, 카빈소총 발사로 추정
"5·18 관련여부, 예단 어려워"
3일 5·18기념재단과 5·18단체 등에 따르면, 발굴된 유골을 정밀 감식하고 있는 국과수는 법무부·검찰·경찰·5·18단체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브리핑에서 해당 유골을 나눠 담은 상자 속에서 탄두가 발견됐다는 사실을 밝혔다.
옛 광주교도소에서 발굴된 유골은 모두 41개 종이상자에 나눠 담겨져 국과수 본원으로 옮겨졌는데, X선 검사 결과 한 상자에서 유골과 다른 물질이 발견됐다. 국과수는 정밀 감식을 통해 해당 물질이 탄두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찌그러진 형태로 발견된 탄두는 카빈 소총에서 사용된 것으로 국과수는 추정하고 있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은 카빈이 아닌 M-16 소총으로 무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발견된 탄두를 근거로 이들 유골이 5·18과 관련 있는지 여부를 예단할 수는 없다고 5·18 단체 관계자는 밝혔다.
또 탄두가 뼛 속에서 발견된 것이 아니라 유골 더미 속에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유골을 발굴해 상자에 옮겨 담는 과정에서 주변 흙덩이 속에 있던 탄두가 섞여 들어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5·18 단체 관계자는 전했다.
국과수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탄두의 생산 연도 분석 등을 통해 5·18과의 관련성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지난 1월 30일 광주광역시와 5.18기념재단이 광주 북구 문흥동 옛 광주교도소 무연고자 묘지 인근 텃밭에서 유골 발굴 조사를 벌였다. 앞서, 지난 해 12월 19일 옛 광주교도소 무연고자 묘지에서 신원미상의 유골이 발굴됐다. /김영근 기자. 조선일보 DB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앞서 법무부는 지난해 12월 광주 북구 옛 광주교도소 터에 법 체험·교육기관 ‘광주 솔로몬로파크’를 조성하기 위해 무연고자 묘지를 이장하던 중 합장묘 1기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유골을 발견했다. 국과수로 보내진 이들 유골은 1차 감정 결과 261명의 유골인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매장된 지 오래돼 사인은 확인하지 못했다.
옛 광주교도소는 그동안 5·18 당시 숨진 사람을 암매장했다는 의혹이 수 차례 제기된 장소여서, 발굴된 유골과 5·18과의 관련성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국과수는 이들 유골 가운데 5·18행방불명자의 유골이 섞여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유전자 분석·대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작업에는 6개월~1년 가량이 걸릴 것으로 국과수는 예상했다.
[김성현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