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성능·대중화…MC 사업본부 전략 재편
[이코노믹리뷰=황대영 기자] LG전자가 플래그십 스마트폰 사업전략에서 기존 틀을 완전히 깨트린다. 연초 권봉석 대표이사 체제로 재편된 LG전자는 장기간 지속된 모바일 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의 부진한 실적을 탈피하기 위해 기본 골격부터 바꾸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9일, 내달 국내 출시 예정인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디자인 렌더링을 공개했다. 당초 LG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브랜드인 G시리즈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 이 스마트폰은 브랜드 폐기 결정으로 새로운 브랜드를 갖게 될 전망이다.
LG전자가 공개한 신형 플래그십 스마트폰은 3가지 키워드로 함축된다. △차별화된 디자인 △상향 평준화된 성능 △저렴한 가격으로 대중화 등이다. LG전자는 MC 사업본부의 스마트폰 사업에서 대수술을 거쳐 침체된 실적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구광모 회장의 의지...고객 눈에 맞춘 디자인LG전자의 신형 플래그십 스마트폰은 디자인 렌더링에서 차별성을 갖췄다. 기존 선행 업체들의 성공 포인트만 담은 스마트폰이 범람함에 따라 차별화된 디자인이 더욱 부각된다. 실제 애플의 아이폰11은 후면 카메라 디자인에서 인덕션이라고 혹평 받았지만, 주요 스마트폰 업체들이 그러한 디자인을 채용하고 있다.
LG전자는 스마트폰 디자인에서 그러한 물결을 따라가지 않았다. 신형 플래그십 스마트폰은 후면 카메라 3개와 플래시가 물방울이 떨어지는 듯한 세로 방향으로 배열돼 있으며, 반짝이는 은색 베젤로 고급성을 더했다. 또 전면 디스플레이 좌우 끝을 완만하게 구부린 ‘3D 아크 디자인’으로 차별성까지 갖췄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 스마트폰은 후면 커버도 동일한 각도로 구부려 하단에서 보면 가로로 긴 타원형 모양이다. 종전의 직각 모양은 손과 닿는 부분에 빈 공간이 생겨 잘 밀착되지 않았다. 이와 달리 ‘3D 아크 디자인’은 타원형이기 때문에 손과 밀착되는 접촉면이 넓어져 착 감기는 ‘손맛’을 제공한다. 철저한 고객 중심의 디자인이 담겨있다.
이 같은 차별화된 디자인은 구광모 LG 회장의 의지가 십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구광모 회장은 지난 2월 17일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를 방문해 철저한 고객의 눈높이에서 내부 관점 및 기존 관행에 벗어나 다양한 협력과 통섭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당시 구광모 회장은 “디자인은 고객이 우리 제품에 대해 첫인상을 받고 사고 싶다는 가치를 느끼는 처음 순간이자, 고객이 제품을 사용하는 내내 섬세한 배려와 편리함에 감탄하고 고객을 돋보이게 만들어 주는 것도 디자인일 것”이라며 “디자인이야말로 고객 경험과 감동을 완성하는 모든 과정”이라고 주문했다.
프리미엄급 성능ㆍ100만원 이하 가격...대중화 전략 가속화불과 수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성능의 전쟁’이었다. 신제품의 새로운 기능과 하드웨어 스펙이 더욱 강조됐다. 그러한 스마트폰 성능은 고도화되면서 상향 평준화되고 있다. 하이엔드급과 미드레인지급의 차이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LG전자 역시 지난해까지 성능의 전쟁에 동참했지만, 이번 신형 플래그십 스마트폰부터 방향을 바꿨다. 매스(대중) 프리미엄 전략을 앞세워 규모를 갖춘 미드레인지 시장을 보다 공략할 계획이다. 볼륨과 수익성을 동시에 가져갈 수 있는 시장이 바로 미드레인지 시장이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새로운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6.7~6.9인치 크기에 퀄컴 최신 스냅드래곤 7시리즈 AP(모바일프로세서), 8GB(기가바이트) 램 등을 갖춰 하이엔드급에 비견되는 성능을 갖출 계획이다. 하이엔드급보다 떨어지는 성능, 보급형 디자인 등으로 일컬어지는 미드레인지 시장에서 차별화 포인트로 볼륨을 가져가겠다는 전략이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또 다른 LG전자의 매스 프리미엄 전략은 가격이다. 새로운 플래그십 스마트폰은 이 같은 전략에 따라 가격 부분에서도 100만원 이하로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ASP(평균판매단가)가 낮더라도 볼륨을 갖춰 수익성을 보다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특히 LG전자는 인공지능(AI) 플랫폼 씽큐와 연결된 생활가전 분야에서 1, 2위를 다투는 업체다. 또 스마트폰은 IoT(사물인터넷)의 중요한 연결 제품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 파워를 갖고 있는 생활가전과 시너지를 위해서라도 스마트폰 점유율을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LG전자가 새롭게 진출을 선언한 전자상거래 분야에서도 스마트폰은 중요한 매개체가 된다. 이 부분에서 LG전자가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스마트폰을 출시하더라도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게 된다. 마치 애플이 iOS 소프트웨어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것과 같은 효과다.
황대영 기자
-Copyright ⓒ 이코노믹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