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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 (금)

이슈 신천지와 이만희 총회장

입주민 3분의 2가 신천지…대구 임대아파트 집단거주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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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명 확진…아파트 통째 코호트 격리

만35살 이하 미혼 여성만 입주 가능

임대료 싸고 신천지 교회 가까워

‘교인들 입소문 타며 모여 살아’ 추정

동네 주민 “인사 잘 안하고 말 없어

대부분 신천지라니 놀라 자빠질 뻔”

대구시, 또다른 거주지 여부 조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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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문은 안으로 굳게 잠겨 있었다. 오가는 주민들은 눈에 띄지 않았고, 잠긴 문 앞에 놓인 안내판에는 “관계자 외 출입금지” “출입 전면 통제”라고 적힌 문구가 선명했다. “여(여기) 사는 여성들 대부분은 인사도 잘 안 하고 말도 별로 없더라고. 좀 특이해 보인다고 생각은 했는데, 주민 3분의 2가 신천지 교인이라 카니까(하니까), 놀래(놀라) 자빠질 뻔했어요.” 8일 오후 2시께 대구 달서구 성당동 한마음아파트 건너편에서 만난 한 주민은 이렇게 말했다.

2개 동으로 이뤄진 이 아파트는 대구시종합복지회관에서 운영하는 대구시 임대아파트다. 전체 입주민 140명 가운데 신천지 신도가 94명이고, 지난달 19일부터 지난 5일까지 주민 46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자는 모두 신천지 신도들이라고 대구시는 밝혔다. 80명은 음성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14명에 대해선 검사가 진행 중이다. 지난 4일 입주민을 아파트 안에 격리한 채로 출입을 금하는 코호트 격리 조처가 내려졌다. 대구시는 8일까지 확진자 모두를 병원 또는 생활치료센터 등으로 옮겼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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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파트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하고, 특히 주민 3분의 2가 신천지 교인으로 확인되면서 그 배경에 의문이 일고 있다. 한편에서는 일부 신천지 교인들이 아파트 주민들한테 포교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지역에서는 신천지 교인들 사이에서 이 아파트가 입소문을 타면서 교인들이 모여 살게 됐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아파트의 가장 큰 특징은 대구시내 사업장에 재직하는 만 35살 이하 미혼 여성이 입주 대상이라는 점이다. 20~30대 젊은 층이 교인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신천지 특성과 이곳 입주 여건이 맞아떨어지면서 신천지 집단 거주시설이 된 것으로 대구시 등은 파악하고 있다. 거주 기간은 2년인데 1회에 한해서만 연장이 가능해 최대 4년을 살 수 있다. 임대료는 월 2만2천~5만4천원으로 저렴하다. 1985년에 지어진 탓에 낡고 좁아서 입주 희망자도 많지 않은 편이다. 대구시종합복지회관이 신청을 받아 입주 자격 등을 심사한다.

더욱이 이 아파트는 신천지 대구교회와는 직선으로 1.2㎞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걸어서 20~30분 정도 거리다. 신천지 교인인 직원을 비롯해 10명의 확진자가 나온 문성병원이 바로 이 아파트 건너편에 자리하고 있다. 신천지 관계자도 “교회와 가깝고, 돈(임대료)이 좀 싸서 청년(신도)들이 대부분 살고 있다”며 “대부분 성도한테 소개를 받고 들어갔다”고 말했다.

입주 과정에서의 특혜 의혹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대구시는 강하게 부인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아파트가 오래됐고 엘리베이터도 없어 입주 희망자가 많지 않다. 입주 경쟁이 치열하다면 공무원이 혜택을 주거나 할 가능성도 있지만 (정원 미달인 여기는) 그럴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제2·3의 한마음아파트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대구시는 이 아파트 확진자 46명 가운데 45명을 확인하고 나서야 이들이 같은 아파트 주민인 것을 뒤늦게 파악했다. 더욱이 이 사실을 밝히지 않다가 언론 보도가 나자 7일 발표했다. 대구시는 이곳과 비슷한 형태의 신천지 교인 집단 거주시설이 있는지 확인 중이다. 권영진 시장은 “신천지 교인이 모여 사는 비슷한 아파트가 있는지 역학조사반에서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일우 배지현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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