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 /사진=홍봉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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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유승민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이 9일 고심 끝에 자유한국당과의 합당을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유 위원장이 먼저 자신의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보수통합 논의가 진전되는 양상이다. 다만 새보수당 의원들의 공천 문제 등 조율해야할 사안은 여전히 남아있어 협상 과정의 주된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 위원장이 황교안 한국당 대표에게 만남을 제안하면서 보수통합 논의가 두 사람의 담판 가능성으로 좁혀졌다. 만남에 앞서 유 위원장이 "한국당의 답을 기다리겠다"며 기자회견으로 합당을 제안하는 형식을 취했다.
종로 출마를 공식화한 황 대표는 이날 종로 방문 일정 도중 기자들과 만나 유 위원장과 이미 만난 건 아니지 않냐는 질문에 "예"라며 "연락들을 하고 있다"고 했다.
통합신당 출범을 앞둔 만큼 두 사람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만나 합당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두 사람이 조만간 비공개로 만날 것으로 보인다. 시간과 형식에 대해 조율 중"이라며 "다만 유 위원장이 불출마 결단을 오늘(9일) 내리면서 상황이 변한 만큼 각 당의 내부 협의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민 결단'으로 보수통합 논의 속도 내나
한국당과 새보수당의 통합 논의는 그동안 속도를 내지 못했다. 중도·보수통합을 추진 중인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가 오는 20일 통합신당 출범을 목표로 제시했지만 간극은 줄어들지 않았다.
앞서 유 위원장은 7일 황교안 대표에게 만나자고 제안했지만 황 대표는 아직 만남에 대한 확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 위원장의 제안은 통합신당준비위가 출범한 만큼 늦어도 9일 전에는 황 대표와 직접 만나 통합을 위한 세부조건 협의를 마무리짓자는 취지에서다.
한국당 내 일각에서 '유승민 종로 차출론'이 제기되던 것을 고려하면 한국당은 통합 이후 유 위원장의 공천 문제와 통합을 연관지어 고민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유 위원장이 총선 불출마를 결단하면서 통합 이후 유 위원장에 대한 공천, 지역구 선정 문제는 불식됐다는 평가다.
황 대표는 이날 "(새보수당이) 자유우파의 대통합을 위해 참으로 어렵고 귀한 결단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똘똘 뭉쳐 문재인 정권을 심판해야 하는데, 거기에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유승민 "지분 요구하지 않겠다"…그러나 한국당의 고민은
유 위원장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공천권과 지분, 당직에 대한 요구를 일절 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새보수당 현역 의원들에 대한 '공천'문제는 한국당 지도부에게는 여전히 고민거리다.
'당 대 당' 통합을 주장하는 새보수당에게 어느 정도 공천 지분을 보장할지가 사실상 통합논의에서 여전히 현실적 걸림돌이기 때문이다. 통합 이후 공천이나 경선 방식을 정하는데 양당 간 조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유 위원장은 명분 있는 통합을 위해 보수재건 3원칙을 다시 강조하며 한국당을 향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다시 언급했다.
유 위원장은 "탄핵을 인정하고 탄핵의 강을 건널 때 비로소 보수는 정당성을 회복할 수 있다"며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해야만 보수는 문재인 정권의 불법을 당당히 탄핵할 국민적 명분과 정치적 정당성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이에 대한 화답으로 '개혁보수' 노선 설정 등 전향적 자세를 보여야 된다는 숙제를 안게 됐다. 당내 강성 지지층의 예상되는 반발을 이겨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강주헌 기자 z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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