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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어디로 움직일까? 중도층 표 놓고 새보수당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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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새로운보수당 하태경 창당준비위원장(가운데)이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비전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하 의원, 지상욱 의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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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보수당은 2일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정계 복귀를 선언한 데 대해 "신당 창당 일정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면서 일단 안 전 대표의 향후 움직임을 지켜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 대선에서 새보수당을 이끄는 유승민 의원과 중도층 표심을 놓고 경쟁했던 안 전 대표가 총선 3개월을 앞두고 정치 일선에 복귀하기로 하자 긴장하는 분위기도 엿보였다.

하태경 창당준비위원장은 이날 당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안 전 대표가 귀국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정도라 본다"며 "안 전 대표와 어떤 협력관계를 가져갈지는 안 전 대표가 좀 더 구체적인 입장을 밝힌 다음에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안 전 대표가 선명한 야당의 깃발을 내걸고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는데 큰 역할을 해줄거라 기대한다"고 했다. 안 전 대표가 바른미래당으로 돌아가겠다는 입장은 밝히지 않은 만큼, 범여권 연대에 참여한 손학규 대표 등 바른미래당 당권파와 손 잡을 가능성은 낮게 본 것으로 해석된다.

그렇다고 안 전 대표가 새보수당에 합류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크지 않아 보인다. 유승민 의원은 신당 창당에 나서면서 "우주라도 가서 만날 수 있다"며 안 전 대표 합류를 모색했으나 그로부터 답을 받지는 못했다. 지난달 '새로운보수당'이란 당명을 발표한 직후엔 안 전 대표 측근인 김도식 전 비서실장이 "안 전 대표가 새보수당에 합류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공개하기도 했다. 또 두 사람은 지난 2018년 1월 전격 통합을 선언하며 손을 잡았지만 정치적 스타일과 노선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 채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새보수당 인사들 사이에서는 안 전 대표와 결국 각자 길을 가며 4월 총선에서 경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는 말도 나온다. 더구나 유 의원은 새보수당 창당 작업과 함께 자유한국당과의 보수대통합에도 여지를 열어놓고 있지만, 안 전 대표가 보수통합 대열에 동참할 지는 불투명하다. 또 유 의원은 중도 보수, 안 전 대표는 중도 진보층을 지지 기반으로 삼아왔다. 만약 안 전 대표가 독자 세력화를 통해 총선에 나설 경우 유 의원의 새보수당에는 위협이 될 수 밖에 없다.

유 의원과 안 전 대표가 중도층을 놓고 경쟁할 경우 어느 쪽이 유리할지는 점치기 어렵다는 말도 나온다. 유 의원은 지난 대선 이후 정치 활동을 꾸준히 이어온 반면 독자 정당을 이끌고 총선을 치른 적이 없다. 반대로 안 전 대표는 지난 2018년 6·13 서울시장 선거 패배 후 독일과 미국에 체류하며 국내 정치와는 거리를 뒀으나 20대 총선 직전 국민의당을 창당해 정당득표율 26.7%로 민주당을 제치고 정당득표율 2위를 기록한 적이 있다. 지난 대선 때는 국민의당 후보로 나선 안 전 대표가 21%, 유 의원이 6.8% 득표율을 기록해 안 전 대표가 크게 앞섰다.

하지만 결국 한정된 중도층 표를 놓고 경쟁해야 하고, 선거가 자칫 민주당과 한국당의 양당 구도로 흘러갈 경우 안·유 양측 모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유 의원의 새보수당과 한국당의 대통합이 성사되고, 안 전 대표가 통합 보수당을 기득권 정치 세력으로 규정하면서 보수 대표 정치 세력 교체를 내걸고 나올 가능성을 거론하는 의원들도 없지 않다.

[김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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