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날씨에도 시민 200명 참석…“새해 소망은 일본 정부의 사죄”
일본인 부부 “한·일 위안부 합의는 피해 할머니들 모욕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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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오노 쿄코(58)가 1일 낮 12시께 남편과 함께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 섰다. 쿄코와 남편의 손에는 한글과 히라가나로 ‘일본은 사실에 의한 역사를 배우라’, ‘할머니의 슬픔은 우리의 슬픔이다’라는 글이 적힌 손팻말이 들려 있었다. 일본 효고현 히메지시에 사는 부부는 생애 처음으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 참석하기 위해 전날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왔다. 요코 부부를 움직인 건 두 가지. 하나는 1991년 김학순 할머니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 최초 공개 증언이고, 다른 하나는 2015년 이뤄진 ‘12.28 한-일 위안부 합의’다. “김학순씨의 고백에 놀라 관심을 갖게 됐어요. 2015년 합의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모욕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에 분노해 참석하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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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기억연대 주최로 2020년을 여는 첫날에도 변함없이 수요시위가 열렸다. 1992년 1월 시작된 수요시위는 이날로 1420번째이고, 올해로 29년째다. 지난해 김복동 할머니 등 5명의 피해자 할머니들이 별세하면서 현재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20명이다. 서울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한파에도 시민 200여명(주최 쪽 추산)이 시위에 참석했다.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대표는 “새해 첫날부터 우리가 이렇게 함께 한다면 올해 마지막 날이 오기 전에 김복동 할머니가 말씀하셨던 ‘참해방’, ‘참평화’, ‘희망’이 이뤄지리라 생각한다”며 “오늘 아침 길원옥 할머니가 새해 소망으로 ‘일본 정부가 사죄하고 배상해야 이 문제가 끝난다’고 하셨다. 이 땅에 같은 피해자를 만들지 말라고 하셨던 할머니들의 소망이 우리가 2020년 꿈꾸고 다짐해야 하는 새해 소망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공식사과, 법적 배상’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이날 수요시위에선 2015년 이뤄진 ‘12.28 한-일 위안부 합의’가 헌법소원 심판 대상이 아니라며 각하한 헌법재판소의 지난 27일 결정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참가자들은 성명서를 통해 “헌법재판소의 이번 결정은 한-일 합의가 국가 간 조약이 아니기 때문에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점을 명시한 것”이라며 “한국 정부는 법적 효력 없는 합의를 완전히 폐기하고 일본 정부에 공식 사죄와 법적 책임을 더욱 강하게 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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