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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철도노조 파업참여율 20%대…내부선 "명분도 없고, 공정하지도 않다"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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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철도노조 파업 참여율이 예년에 비해 낮은 20%대를 기록하고 있다. 노조원 사이에선 "이번 파업은 명분도 효과도 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또 노조가 요구하고 있는 ‘자회사 직원 본사 직접고용’에 대해 최고 수백 대 1의 경쟁을 뚫고 합격한 공채 출신 젊은 노조원들을 중심으로 "공정하지 않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21일 국토부와 코레일(한국철도공사)에 따르면 철도노조 총파업 이틀째를 맞는 이날 오전 11시를 기준으로 파업 참여 인원은 출근 대상자 2만 5042명 가운데 7233명으로, 28.9%의 참여율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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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철도노동조합 조합원들이 20일 서울역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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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74일 파업’으로 코레일 사상 최장기간 파업기록을 세웠던 지난 2016년 파업 이틀째 참여율 36.7%(출근 대상자 1만 2937명·파업 참여 5019명)에 비해 7.8% 포인트 낮은 수치다.

첫날 파업 참여도 이전에 비해 저조했다. 전날 오후 4시 기준 파업 참여자는 출근 대상자 1만 5871명 가운데 4343명으로, 참여율 27.4%로 집계됐다. 전체 조합원(2만1121명)에 비해서는 20.6%다. 2016년 파업 첫날에는 출근 대상자 8761명 가운데 3011명이 참여해, 34.4% 참여율을 보였다.

앞서 지난 11~13일 이뤄진 파업 찬반투표에서도 코레일 설립 이후 역대 두번째로 낮은 찬성률을 기록했다. 당시 조합원 2만 1121명 가운데 1만 1379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찬성률은 53.9%였다. 이는 지난 2007년 10월 파업 찬반투표에서 기록한 역대 최저인 53.4%보다 불과 0.5% 포인트 많은 것이었다.

파업 찬성률과 참여율이 낮게 나오자, 일반 노조원 사이에서는 ‘명분도 효과도 없는 파업’이라는 불만이 나온다. 특히 노조가 요구하고 있는 ‘임금 4% 인상’ ‘4조 2교대제에 따른 인력충원’ ‘자회사 직원 본사 직접고용’ ‘고속철도(KTX-SRT) 통합’ 등을 두고 말이 많다. 노조의 핵심 요구 사항이 대부분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 등 정부에서 결정해야할 사안이어서 사측인 코레일의 결단만으로는 단번에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노조원은 "요구 사안에 따라 협상 기간이 긴 것도 있고 짧은 것도 있어 일괄 타결하기에는 어려운 것들인데, 무리하게 파업 명분으로 삼으려다 보니 찬성과 참여 모두 낮게 나오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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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철도노동조합 파업 이틀째인 21일 오후 서울 구로구 구로차량기지에 열차들이 서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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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노조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이런 불만들이 담긴 댓글들이 눈에 띈다. 노조 집행부 명의로 게시된 글에서 노조원들은 "지금 노조는 명분만 찾는, 실리는 하나도 생각 안 하는 정치 노조다" "74일 파업 하면서 얻은 게 뭐가 있나. 이번에도 명분 없이 복귀하겠지" "공공성 강화라는 미명으로 투쟁한 10년의 세월 동안 남은 건 민노총 위원장 두 명" "4조2교대 인력충원과는 관계 없는 운전, 승무 분야는 호응도 없다"는 댓글들을 달았다.

◇공채 노조원들 "누군 250대 1 경쟁률 뚫고 들어왔는데...자회사 직고용 공정한가"
철도노조의 ‘자회사 직원 본사 고용’ 요구를 두고도 젊은 노조원들을 중심으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들은 공개채용을 통해 어렵게 코레일에 입사했는데, 자회사 직원들은 파업이라는 수단을 동원해 코레일 본사에 비교적 쉽게 들어오려 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공채 노조원이라고 밝힌 A씨는 "동료들 사이에서는 이미 사실로 굳어진 이야기"라며 "노조가 자회사 직고용 문제로 파업을 하겠다면 자신은 파업에 반대한다는 젊은 직원들이 많아 파업에 대한 찬성이 적었던 걸로 알고 있다"고 했다.

코레일 공채는 공기업 사이에서도 경쟁률이 높기로 소문이 난 회사다. 그만큼 바늘 구멍이라는 의미다. 지난 9월 있었던 하반기 코레일 신입사원 공채에서 사무·영업직은 52명 모집에 1만3278명이 몰려 255.3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또 운전 분야는 24명 선발에 2295명이 접수해 96.42대 1이었다. 코레일 관계자는 "공채의 경우 선발 인원은 적은데, 근무조건 등이 좋다고 해 공기업 중에서도 입사 지원이 많은 편"이라며 "특히 사무직의 경우 합격률이 2.6%밖에 되지 않아 공기업 취업 준비생들에게는 벽이 다소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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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공개된 코레일 2019년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 경쟁률. /알리오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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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채로 들어온 젊은 노조원들은 "자회사 직원을 본사로 직접 고용할 경우 경력이 높다는 이유로 선배 노릇을 할 것" "승진이나 임금인상에도 당연히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반응들을 내고 있다.

이에 노조 집행부는 지난 6일 서울지방본부 명의로 ‘직접고용 도대체 왜?’라는 카드뉴스를 발행하기도 했다. 이 카드뉴스에는 직원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본사-자회사 역차별이나 임금·복지 축소, 일자리 감소 등에 대한 반박이 담겼다.

자회사 직원들을 직접고용해도 역차별이 없고, 임금이나 복지는 정상적으로 확대될 것이며, 신규채용이 확대돼 일자리도 오히려 늘어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카드뉴스에도 불만은 컸다. 노조원들은 "저런 식으로 직고용되면 X이득이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운가" "시험 쳐서 들어오라니까" "선동하지 말라" 등의 댓글을 달았다.

철도노조 한 관계자는 "젊은 직원 사이에서 그런 불만이 있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라면서도 "자회사 직원들의 본사 직접 고용에 대해 오해를 사고 있는 부분도 있어 아쉬운 마음이 있다"고 했다.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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