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제재, 미래에셋 IMA행보 악재일까 호재일까

내년초 제재 확정따라 2년간 미뤄둔 'IMA'사업 결정, 별건 여부 판단 주목

[이코노믹리뷰=장은진 기자] 미래에셋대우가 공정거래위원회에게 일감몰아주기 행위로 지적을 받으면서 향후 사업들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년간 조사 끝에 미래에셋그룹 내에 일감 몰아주기 행위가 있다고 결론 내린 후 제재절차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미래에셋대우에는 총수일가 사익편취 혐의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조치가 필요하단 공정위 심사보고서가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심사보고서에는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과 법인을 검찰 고발하겠단 의견 등이 담겼다.

공정위는 이르면 내년 초 전원회의를 열어 미래에셋대우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제재 수위를 확정할 예정이다. 공정위가 전원회의에서 박 회장의 검찰 고발 등의 결론을 확정하면 미래에셋대우가 그간 준비했던 IMA 등 글로벌 사업 도약이 불투명해질 전망이다.

계열사 일감 몰아주게 된 원인 금산분리

미래에셋그룹은 미래에셋컨설팅에 계열사 일감을 몰아준 혐의를 받고 있다. 미래에셋그룹 계열사들이 포시즌스서울호텔, 블루마운틴컨트리클럽(CC) 등 임대수익을 미래에셋컨설팅에 몰아줬다는 지적이다.

실제 서울 광화문 포시즌 호텔도 미래에셋생명 등 미래에셋 계열사에서 사모펀드 5000억원 규모의 사업비를 조달해 지었으나 관리를 미래에셋컨설팅이 맡았다. 그 결과 임대차계약 낸 임대료를 제외하고 모든 호텔 운영 수익은 미래에셋컨설팅이 가져가고 있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박현주 회장 등 총수일가가 지분 91.8%를 들고 있다. 때문에 공정위는 미래에셋컨설팅의 현 거래과정의 가격 산정, 사업기회 제공 등에 특혜가 있다고 판단했다.

공정거래법 제23조2에 총수일가 사익편취 금지규정에 따르면 자산규모 5조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총수 일가 지분이 20~30% 이상인 회사는 일감 몰아주기 제재 대상이다. 특히 합리적 고려나 비교없이 거래를 진행하다 적발된 경우 관련 매출의 2~5%가량을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다.

미래에셋 측은 일감 몰아주기 혐의에 대해 억울하다는 분위기다.

금산분리(공정거래법상 일반지주회사의 금융ㆍ보험회사 소유 금지) 정책에 따라 타 계열사들의 경우 호텔사업을 소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골프나 호텔사업은 2010년 이후 계속 적자를 기록해 미래에셋컨설팅이 특혜를 입었다라 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최근 공정위의 심사보고서를 받은 상태로 심사 보고서를 면밀히 검토한 후 정해진 절차에 따라 의견서 등을 제출할 예정"이라며 "향후 공정위 전원회의과정에서 충분히 소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초대형 IB 핵심, 발행어음 인가 빨간불

이번 공정위 지적으로 가장 먼저 문제를 겪게 된 곳은 발행어음 인가 부분이다.

발행어음 인가는 초대형 IB사업의 핵심으로 꼽힌다. 초대형 IB들은 단기어음을 통해 자기자본의 2배까지 자본조달이 가능하다. 조달한 자금은 기업대출ㆍ부동산금융 등 투자금으로 활용해 이익을 거둘 수 있다.

자본조달이 2배까지 가능한 만큼 단기금융업의 조건도 까다롭다. 단기금융업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이라는 조건와 함께 금융감독원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고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원회의 승인까지 받아야 가능하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2017년 11월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이라는 조건을 갖춰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초대형 IB로 지정됐다.

하지만 삼성증권과 함께 단기금융업 인가심사가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이는 자본시장법 시행 규칙 따라 인가를 받으려는 금융기관의 대주주를 상대로 형사소송이나 금융당국 및 공정위 조사가 진행될 경우 그 내용이 심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심사를 보류하기 때문이다.

실제 미래에셋대우는 공정위의 일감 몰아주기 조사, 삼성증권의 경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 유령주식 배당사고가 원인이다.

IMA사업 진행여부 촉각…불확실성 해소

공정위 제재 결과가 내년 초 나오면서 2년동안 미뤄뒀던 종합금융투자사업자(IMA) 라이선스 획득 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IMA는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의 증권사만 신청할 수 있는 라이선스로 증권사가 개인 고객에게 예탁받은 자산을 운용해 고객에게 지급하도록 만든 상품이다. 기존 CMA 계좌가 환매조건부채권(RP)이나 머니마켓펀드(MMF) 등 원금보장상품에 투자하던 것과 달리 IMA는 기업대출, 회사채 등 비보장상품에 투자해 더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

국내 초대형 IB 증권사 중 미래에셋대우만이 IMA사업 진출에 가장 근접했다. 자기자본 8조 원이 넘는 초대형 IB만 IMA사업 신청 자격이 주워지기 때문이다. 실제 미래에셋대우도 IMA 차기 신사업 방향으로 보고있다.

하지만 그룹의 일감몰아기 이슈로 2016년 단기금융업 인가에 2년간 실패하면서 IMA사업 추친도 흐지부지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공정위 제제결과를 떠나 2년간 진행됐던 조사가 마무리 단계로 들어서 신사업 불확실성이 해소된 점에선 호재라고 봤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가 2년 가까이 진행돼 미래에셋대우도 신사업 추진방향을 어떻게 해야할지 등 고민이 많았을 것"이라면서 "결과에 따라 신사업 추친방향을 달리 설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도움이 될거라 본다"고 말했다.

장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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