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그림책 펴낸 70대 할머니 "새 인생 사는 기분"

꽃 그림책을 들고 있는 권분홍 씨. (울산 북구 제공) © 뉴스1

(울산=뉴스1) 윤일지 기자 = "잘 그린 그림도 아닌데... 보는 사람들이 욕이나 안 했으면 좋겠어"

울산시 북구에 사는 70대 할머니가 꽃 그림책을 펴내 눈길을 끌고 있다.

북구에 따르면 최근 염포동에 살고 있는 권분홍씨(74)가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장미, 목련, 무궁화 등 꽃 그림 100여점이 실린 그림책을 펴냈다.

권씨의 책에 실린 그림은 꽃을 보고 책이나 사진을 참고해 그린 보타니컬화다.

보타니컬화는 식물이나 꽃, 과일, 채소 등을 다양한 기법으로 정교하게 표현하는 그림이다.

권씨는 10여년 전 북구노인복지관에서 처음 그림을 배웠고, 그 후에 농협에서 운영하는 문화센터 강좌를 통해 보타니컬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왕언니라 부르며 따르는 젊은 수강생들 덕분에 그림 그리기가 신이 났다.

그렇게 10여년을 그린 그림들이 이번 꽃 그림책에 담겼다.

권씨는 "집에 그림 스케치북도 많은데 그냥 두면 언젠가는 버려질 것 같아서 책을 만들기로 했다"며 "책이 나왔어도 부끄럽기만 하다"고 말했다.

권씨의 그림 10여점은 지난 10월 28일부터 11월 1일까지 북구예술창작소에서 열린 '소소함이 있는 그림전'에 소개되기도 했다.

전시는 창작소 직원들이 경로당을 찾아 어르신들과 함께 그린 그림을 소개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창작소에는 권씨의 이름을 딴 '권분홍관'도 따로 만들어졌다.

권씨는 "전시도 하고 책도 내니 새로운 인생을 사는 기분이 들고, 주변 친지들이 '인생 보람있게 살았다'고 말해주니 좋다"며 "앞으로도 계속 그림을 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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