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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2 (토)

전직 미군 중동 사령관 "미국은 친구(쿠르드)를 버린 것...인종 청소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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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철수로 촉발된 터키의 쿠르드족 공격과 관련해 "미국이 쿠르드 파트너를 버렸다(Abandoned)"는 목소리가 나왔다.

미군에서 중동 지역을 관할하는 중부사령부의 전직 사령관이자 전직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인 데이비드 퍼스트레이어스는 20일(현지 시각)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그는 "이번 사태가 인종 청소(ethnic cleansing)로도 번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조선일보

/CNN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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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레이어스 전 국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미국이 쿠르드족을 버렸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그들은 (미국과 함께) 이슬람국가(IS)를 무찌르는 동안 1만명 이상의 목숨을 희생했다"며 이렇게 답했다.

그는 시리아 지역에서 미군의 철수는 ‘끝없는 전쟁’을 종식시키는 방법이 아니라면서 "IS에게 재기의 기회를 줘 어쩌면 전쟁을 더 연장시킬 것"이라며 전략적으로 봤을 때 성공적인 결정이 아니라고 언급했다.

퍼스트레이어스 전 국장은 또 인터뷰에서 미군의 철군 결정과 관련해 "이번 결정은 세심하게 내려졌다기보다는 급작스럽게 진행됐다고 믿는다"며 "이번 결정은 ‘심각한 전략적 실수’"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은 인종 청소로도 커질 우려가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시리아 철군 결정이 ‘전략적 실수’라는 지적은 앞서 공화당에서도 제기된 것이다. 미국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한 '시리아 철수는 심각한 전략적 실수'란 제목의 글에서 "이번 조치는 미국을 덜 안전하게 만들고 적들을 대담하게 하며 주요 동맹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일 트위터를 통해 시리아 북동부에 주둔 중이던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이 지역은 2014년부터 미군과 함께 이슬람국가(IS) 격퇴전을 벌여온 쿠르드족이 점유하고 있는 곳으로, 미군 철수는 쿠르드족에 대한 터키의 군사 공격을 사실상 묵인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터키는 이 지역의 쿠르드족이 자국 내 쿠르드 분리 독립 세력과 연계돼 있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우리의 이익이 되는 곳에서, 승리를 위해서만 싸울 것"이라고 언급했다. 쿠르드족은 미국과 함께 싸웠지만 이미 미국으로부터 엄청난 양의 돈과 장비를 지급받았으며, "이제 말도 안 되는 끝없는 전쟁에서 벗어나 우리 군인들을 집으로 데려올 때"라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예상대로 이틀 뒤 터키는 쿠르드족 공격을 감행했다.

[김명진 기자·이정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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